인간을 위한 법 <마르코 2, 23-28.>

사람은 법의 구속력에 자유를 상실하는 것같이 보이지만, 법은 사람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이 아니다.” 이 말씀은 법 아래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법 위에 사람이 있다는 진리입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면 법 없이도 산다는 말도 법을 따라 살아야 한다는 말이 아닌 것같이 법 위에 인간이 존재해야 합니다. 법이 있어 따라야 할 법은 양심 법입니다. 가장 행복한 삶이란 양심의 평화를 누리고 사는 삶입니다. 양심은 하느님의 소리이며 하느님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뜻은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것 하면 안 돼, 저것 하면 안 돼."하며 부정적으로 성장한 사람들은 해야 할 것보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많아 행동의 자유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수도 규칙도 참 수도자가 되기 위한 지침서이지 규칙에 매여 사는 것이 참다운 수도자란 말이 아닙니다. 눈에 사람답게 살 일이 보여도 사랑해야 할 일이 보여도 장상의 허락 없이 아무것도 못 한다고 하지 않으면 인간의 도리를 거스르는 것이 됩니다. 배가 고픈 사람이 먹을 것을 보고 먹지 않고 굶어 죽어간다면 어리석은 일입니다. 눈앞의 먹을 것을 먹어야 합니다.

법을 앞세워 다른 이를 단죄하려는 사람은 법의 힘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사람입니다. 주님을 믿는 사람은 안 되는 일보다 되는 일이 많아야 하며 부정적 생각보다 긍정적 생각이 많아야 합니다. 아침이면 많은 사람이 오늘 하루에 외출이나 볼일을 허락받으러 찾아오는데 "안 돼."가 아니라 "잘 갔다 오세요." 하는 말이 길을 떠나는 사람이나 허락하는 사람이나 마음이 편합니다.

양심에 따라 모두 편안한 하루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법을 앞세워 인간다운 삶을 어렵게 하지 않고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사랑이 실현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