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그라든 손 <마르코 3, 1-6.>

세상을 주먹을 쥐고 사는 사람과 손을 펴고 사는 사람으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주먹을 쥔 손은 욕심만 차리고 나눔이 없는 손을 말하고 다른 이를 때리고 폭력을 사용하며 친교를 맺지 않는 손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오그라든 손은 상징적으로 자기 주머니만 채우고 다른 사람의 빈 주머니를 생각하지 않고 사는 사람을 말합니다.

우리는 맨손으로 "가위, 바위, 보" 놀이에서 "주먹"은 "가위"를 이기지만 "보"에게 지는 이유는 주먹을 보자기로 싸버리면 아무 행동도 하지 못 하기 때문입니다. 꽁꽁 보자기로 매여 움직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펴진 손은 자기 것을 움켜쥐지 않고 풀어 놓으니 그 손에 든 것을 나누기 쉽게 됩니다. 어느 날 금오공대에서 강의하다가 주먹을 쥔 손안의 시계는 아무나 가져갈 수 없지만, 학생들 앞에 손을 펴 그 위에 시계를 놓고 필요한 사람 가져가라고 하니, 용감한 학생이 달라고 하여 주면서 "우리는 이같이 자기 것을 손을 펴서 나눌 줄 알아야 합니다." 나중에 이 말을 들은 교수가 시계 두 개를 들고 와서, 나누면 배가 된다는 원리를 알게 되었습니다.

주먹을 쥐는 행위는 자기 것을 빼앗기지 않고 다른 이의 것을 빼앗아 가지려는 행위입니다. 이 세상에 주먹을 쥐고 사는 이들이 너무나 많아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자기 주머니만 채우려 하는 사람 이웃에 돈으로 고통을 당하는 사람을 외면하면서 사랑을 실천하지 않는 사람, 주먹을 쥐고 강제로 남의 것을 힘으로 빼앗는 사람, 참으로 손이 오그라든 사람입니다.

주님은 "손을 펴라." 하셨습니다. 주먹을 쥐고 인색하고, 주먹을 쥐고 이웃을 억압하는 사람들이 손을 펴서 이웃과 행복한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