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공사 <마르코 4, 1-20.>

높은 건물일수록 기초가 튼튼해야 합니다. 지진이 많은 일본의 건축법은 한국과 다르게 기초공사를 하고 그 위에 건물이 지진으로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게 집을 짓는다고 합니다. 요사이 상담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 자식 교육 잘못시켜 말년에 고생하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됩니다. 저는 이야기 듣다가 "자녀 교육 잘못했네요." 하고 대책을 강구합니다. 명약은 다른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사랑과 지금 있는 그대로 강한 마음을 가지고 더 귀하게 대하라고 합니다.

농사를 짓는 사람에게 땅은 생명의 원천입니다. 땅이 산성화되면 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합니다. 농민은 씨를 뿌리려면 땅부터 비옥하게 준비할 의무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이런 종류의 사람을 말씀하고 계시지만 우리는 기초공사를 잘 준비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잘못된 땅을 버려두는 것은 또 다른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 됩니다.

주님의 말씀은 씨를 받아들이지 않은 땅을 그대로 두고 씨를 뿌리라는 말씀이 아니라 길을 좋은 땅으로, 자갈밭을 좋은 땅으로, 가시덤불을 낫으로 베고 좋은 땅으로 만들어 씨를 뿌려 많은 결실을 보기를 바랍니다.

잘못 가르쳐 잘못된 자식을 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바로 되도록 온갖 방법을 써서 바로잡아 주어야 합니다. 병이든 사람을 희망이 없다고 죽도록 버려두는 사람이 없듯이 끝까지 살릴 방법을 다 사용하여 새 생명을 누리게 합니다. 리모델링이란 말이나 재건축이란 말은 못 쓰는 것을 잘 쓰도록 새롭게 시도하는 것인데, 사람도 잘못된 것을 버리거나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되도록 자비와 사랑으로 감싸고 이끌어야 합니다.

저는 오늘 잘못된 기초공사를 재시공하여 기초를 튼튼하게 하고 잘못된 삶을 사는 이들이 비옥한 땅이 되어 육십 배, 백배의 결실을 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