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나라의 성장 <마르코 4, 26-34.>

살아있다는 증거는 무엇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땅에 심어진 작은 씨앗이 자라나는 현상은 신비스럽습니다. 솜털 같은 싹이 돋아나고 줄기가 되고 잎이 나고 꽃이 피어 열매를 맺는 현상을 초고속 카메라로 찍어 나오는 모양을 보면서 성장의 현상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 배 속에 자라나는 태아의 형상을 계속 관찰하면 사람의 꼴을 갖추기까지 신비스러운 현상을 보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성장도 이처럼 작은 말씀이 마음에 심어져 그 마음속에서 모르는 사이 자라나 어느덧 큰 나무같이 되어 구원이 필요한 사람들이 모여와서 위로를 받고 희망을 품고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구원의 결실을 얻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어디에 있습니까? 각자의 마음속에 자라고 있어야 하고 사람 밖에 하느님의 나라는 현존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교황, 추기경, 대주교, 주교, 사제가 아니라 각 사람 안에 자리 잡고 성장해야 합니다. 교황이나 추기경이나 주교나 사제 안에 하느님 나라의 씨앗이 심어져 그 안에서 성장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는 아무런 영향력이 없습니다. 아무도 그늘에 쉼터를 만들지 못합니다.

하느님의 나라에는 가난한 사람, 소외된 사람, 고통 중에 있는 사람, 온갖 시련을 겪고 있는 사람.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기도하듯이 가난한 이들에게 의식주를 제공하지 못하면 교회는 하느님 나라에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성장을 멈춘 생명은 죽은 것이며 큰 나무 그늘을 주지 못하는 나무는 존재 의미가 없으며 성장하여 열매를 맺지 못하는 생명은 가라지와 같이 불 속에 처넣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화려한 건물도 아니고 관을 쓰고 금 지팡이를 들고 번쩍이는 십자가를 가슴에 매고 교회를 합리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아니라 그들 각 사람의 마음 안에 주님의 참모습이 자리 잡고 성장해야 합니다. 주님이 함께 계시지 않고 주님의 모든 것이 그 안에 성장하지 않으면 그 사람에게서 자유와 평화와 기쁨을 누리지 못하여 사랑의 하느님, 기쁨의 원천이신 하느님을 만나지 못하고 하느님의 나라는 땅에 심어졌지만, 길가 자갈밭 가시밭에 심어진 씨와 같이 됩니다.

저는 주님의 참모습으로 변화되어 내 안에서 하느님의 나라가 성장하여 많은 구원받는 사람들이 늘어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