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의 삶 <마르코 8, 1-10.>

오늘 주님은 빵 일곱 개와 물고기 몇 마리를 들고 감사드리신 다음 기적이 일어나 사천 명가량 되는 사람을 먹이셨다고 합니다. 우리는 축성과 축복을 구별해서 사용합니다. 축성된 것은 온전히 주님에게 봉헌된 것이고 축복은 사물을 거룩하게 하는 것입니다. 집을 축복한다고 하지 않고, 성당은 축성한다고 하는 의미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람도 축성된 사람은 사제나 하느님께 봉헌된 수도서원을 하는 수도자를 말합니다. 최후 만찬 때 빵과 포도주를 축성하시어 하느님께 봉헌한 주님을 상징하고 십자가상 제사로 연결되지만, 식사 전 음식을 축복하는 것은 축복된 음식을 먹는 것입니다. 미사 때나 수도자가 외출 시 강복을 받는 것은 길을 떠나는 사람을 축복하여 안전하고 행복한 여행이 되기를 기원하는 것입니다.

축복의 효과는 육과 영의 차이를 체험하게 합니다. 성물 방에 성물은 축복받은 다음에야 거룩함을 지니게 되며 영적 효력을 나타냅니다. 미사 때 강복도 거룩함의 삶을 살고 그 삶을 통하여 주님의 복음을 전하고 주님을 살라고 주시는 것입니다.

고백성사 때 사죄경의 효과는 회개하여 변화된 삶을 살게 도와주는 축복입니다.

신학생 때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자기고향에서 체험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음식을 강복하고 먹는 것이 얼마나 은총인지를 알리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공소에서 마귀 들린 여인이 있어 골칫거리였는데 공소에 사제가 와서 사제의 구마경을 받으려 하니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을 겨우 불러 놓고 사제가 강복한 밥을 주니 먹지 않아 다른 밥과 강복한 밥을 섞어 주었더니 먹지 않고 피하다가 강복한 음식과 강복받지 않은 음식을 골라 먹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때부터 공소 사람들은 사제의 강복의 효능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축복의 삶은 우리가 매일 십자가를 자기 몸에 놓는 행위를 통하여 스스로 강복을 받으며 자기를 축복하는 것입니다. 눈 뜨자마자 입과 눈과 귀 코와 가슴에 십자 표시를 하고 일어나는 사람은 바로 하느님의 축복을 온몸에 받고 축복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축일이나 생일을 축하는 말도 서로 축복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결혼 주례사 안에도 신혼부부를 축복하는 말을 통하여 부부가 일생 축복받는 삶을 살게 합니다.

저는 오늘 서로 축복의 말을 나누고 주님의 축복을 받는 하루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