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심과 응답 <루카 12, 35-40.>

오늘 우리 수도원은 설날 아침에 83세 되는 독일인 민알로이시오 신부님이 하늘나라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 깨어있는 종들! ” 오늘 선종한 민 신부님은 사목자로 수도자로 선교 일선에서 죽기까지 활동하시다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다음에도 수도자들의 성사를 걱정하고 퇴원하여 돌아오는 길에 사수동 수녀원에 가시어 30명의 수녀님에게 고백성사를 주고 집으로 돌아오실 정도로 사목에 열정을 다 하셨습니다. 살아있는 우리 형제들은 설날 참으로 서러운 날이 되었습니다. 모든 설 행사를 중지하고 조용히 장례 날까지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주인이 올 때 깨어 준비하지 못하여 주님은 이런 말로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알면 ...... 준비하고 있어라.” 하셨듯이 준비하지 못한 사람은 주님이 오시는 시간에 당황하고 낭패를 만나게 됩니다. 준비는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 “등불이란?” 사랑을 간직하고 살며 깨어있고 주님이 원하는 일을 바로 정확하게 열정을 다하여 하는 사람입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네, 저 여기 있습니다.” 곧바로 응답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죽음의 시간은 높고 낮음을 관계하지 않고 많이 가지고 적게 가진 것을 상관하지 않고 이름이 났든 나지 않았든 관계하지 않고 얼마나 겸손하고 얼마나 충실하고 성실한가를 더 깊이 관계합니다. 저는 오늘 형제의 죽음은 살아있는 사람에게 슬픔이지만 죽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기쁨이며 지금껏 보고 싶었던 주님을 직접 뵈옵고 지복직관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월의 빠름을 탓하지 말고 나는 얼마나 시간에 충실하고 시간을 창조하는 삶인가를 반성하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 저는 주님의 부르심에 겸손하게 바로 응답하고 실천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