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사람 <마태 5, 43-48.>

사람이 하늘의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완전한 이가 될 수 있을까? 완전성이란? 인간으로 기대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젊어서 읽은 "완덕의 길"이란 책을 보면서 우선 정화의 길, 조명의 길, 일치의 길, 삼 단계를 거쳐야 완덕의 길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지금 어디쯤 나가고 있을까? 시간이 지나도 정화의 길을 벗어나지 못하고 지금껏 정화의 삶을 살고 있으니 완덕의 길은 그림의 떡이라 생각합니다. 사랑에 있어 보편적 사랑을 해야 하는데 아직도 나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관심이 흐르고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에게 무관심한 것은 사랑의 길을 제대로 가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완전한 사람이란 말에 집중해보니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기에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살면 완덕의 길을 가게 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완전한 사람은 바로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이제 막연한 완전성이 아니라 구체적 완전성이어야 합니다.

주님은 원수를 사랑함에 있어 당신을 십자가에 죽도록 한 사람들을 아버지께 “저들이 하는 바를 저들이 모르오니 용서하소서.” 기도하셨듯이 나를 박해하는 자를 용서하고 평화를 빌어주는 마음이 완전함에 이르는 길입니다.

우리는 잘못하는 사람을 보고 그 잘못의 뿌리를 뽑아버리려고 꼬치꼬치 따져서 궁지에 몰아넣으려고 하거나 "왜 그런 짓 했느냐?" 상처에 상처를 내는 말이나 행동은 죄인을 더 부끄럽게 하며 자비심은 찾아보기 힘들 때가 있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자비로움 같이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우리는 미사 때마다 자비를 구하는 기도와 더불어 우리도 자비로워지기를 간청합니다. 만일 자기 죄는 용서받고 형제의 죄는 용서하지 않는 사람은 만 탤런트 빚진 사람이 탕감을 받고 100데나리온 빚진 형제를 감옥에 가두는 사람의 비유와 같은 사람이 됩니다.

오늘 복음에 아버지가 완전함같이 완전한 사람이 되는 것은 완덕이나 완전함이 아니라 자비심에 있습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완전한 자비심은 죄 많은 인간을 위하여 당신 자신이 십자가의 죽음을 택하신 것과 같습니다. 우리도 완전한 사람이 되려면 나를 죽이고 너를 살리는 희생 정신 있어야 합니다.

오늘 저는 각기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는 주님의 뜻을 실천하면서 하늘의 아버지처럼 완전한 사람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