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끝이 아니다 <루카 16, 19-31>

사람이 죽으면 세상과 인연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라는 말처럼 죽어서도 살아있는 사람과 죽어서도 두 번 죽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 수도원은 저녁 식사 때마다 전 수족의 분도 회원들의 삶과 죽음을 기억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100년의 역사 안에 어떤 분의 기일이고 어떤 사람의 기념일과 축일이라고 알림 시간입니다. 그때마다 나도 온 세상의 우리 수족의 회원들이 기억하는 날이 있고 죽어도 기억하는 사람이 있겠다는 생각에 잘 살아서 좋은 기억으로 남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바보들의 나눔 단체는 김 추기경님의 선종으로 생겨난 단체인데 두산 그룹에서 10억을 쾌척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김 추기경님은 죽어도 세상에 살아있구나.' 생각해보았습니다. '김 추기경님은 죽어도 세상에 복음을 전하는 분이시고 어려운 사람이 여기저기서 혜택을 받고 감사하고 주님을 찬미하겠네.' 생각해보았습니다. '이런 분이 더 생겨나면 세상이 하느님의 나라 되어 많은 사람이 그 그늘에 쉴 것인데, 나는 무엇을 할까.' 생각하게 합니다.

살아서 할 수 있는 일, 모든 이를 위하여 기도하며 살고 내 작은 생각을 전하며 몇 사람이라도 절망에서 희망을 품게 하고 주님 곁에 사는 것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것인지를 알려야 하겠습니다.

어제 구미 치과에 어느 상담자와 함께 가게 되었는데 박정희 생가를 지나며 들리려다가 그 사람 생각이 어떤지 알고자 하니 "별로 존경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하며 이런 말을 남겨주었습니다. “신부님 사실은 몹시 나쁜 사람도 좋은 점이 있고요, 아주 좋은 사람도 나쁜 점이 있으니 나쁘게 생각되는 사람도 좋은 점을 보아 참배할 수 있습니다.” 부자는 부자대로 좋은 점을 가지고 있고, 가난한 사람은 가난함의 원인을 분석해보면 게으르거나 희망을 품지 않거나 그대로 약점이 있습니다.

죽어서 이름을 남기는 것보다 살아서 이 세상이 평등하고, 자유스럽고, 민주적인 삶을 살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은 죽은 사람을 위하여 하시는 말씀이 아니라 살아서 부자는 가난한 사람에게 가진 바를 나누고 나누어 받은 자는 감사와 찬미의 삶을 살도록 이끄시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모세와 예언자의 말과 직접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 듣고 사는 만큼 이 세상에서 사랑으로 사람의 도리를 실천해야 함을 깊이 깨달을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