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야 할 집 <루카 15, 13. 11ㄴ-32>

사랑하는 자식이 길을 떠나면 부모님은 돌아올 때까지 근심이 떠나지 않고 돌아오는 시간까지 기다립니다. 더구나 의절하고 떠난 자식은 더 애타게 기다립니다. 돌아온 아들은 온갖 고생을 다 하고 죽음의 고통까지 당하고 돌아오니 아버지는 기쁨에 넘쳐 온갖 정성을 다하여 잔치를 열고 사람들과 춤추고 노래하며 자유와 평화와 기쁨의 시간을 보냅니다.

이 비유는 아들 예수를 세상에 파견하신 하늘의 아버지는 세상의 죄인들과 함께 사시다가 그들의 손에 모든 것을 빼앗기고 죽임을 당하셨지만, 아버지 품에 돌아가 다시 살아나 부활의 영광을 누리는 주 예수님의 신비도 함께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길은 사도들의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집니다. 사람은 하느님에게서 나서 하느님에게로 돌아가야 합니다. 우리의 육신은 흙에서 났지만, 우리의 영과 육의 결합체인 사람은 하느님에게서 났으니 하느님에게로 가야 합니다. 성모님이 잃었던 예수님을 성전에서 다시 찾았을 때 “제가 아버지 집에 있을 줄 모르셨습니까? ” 이 말씀은 아버지 집에 살고 계신 주님의 내적 확신입니다.

오늘 복음은 죄인의 회두의 기쁨과 하느님의 자비로 잃은 것을 도로 찾아야 하며 길 잃은 양은 주인을 찾아가야 함을 이야기하지만, 더 깊은 의미는 어둠은 빛을 찾고, 갈증을 느끼는 사람은 물을 찾아가야 하고, 죽음의 고통에서 새로운 삶의 길로 나가야 함을 이야기합니다.

악은 악으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악은 선의 재료입니다. 나쁜 것은 좋은 것으로 변화되어야 하고 추한 것은 아름다운 것으로 변화되어야 하고 쇠는 불을 통하여 단단하게 되고 사람은 시련과 고난을 극복해야 사람다운 사람이 됩니다.

이 변화의 동인은 무엇일까요. 오늘 미사 본기도에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 영광스러운 이 성사로 세상에 사는 저희가 천상 것을 미리 맛보게 하시니, 하느님께서 그 찬란한 빛으로 들어가도록 저희 삶을 이끌어 주소서.” “이 성사” 미사 전례 안의 성체성사입니다. 오늘도 내일도 우리는 성체성사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의 은총으로 어둠에서 빛으로, 악에서 선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미움과 무관심에서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