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법 <요한 5, 17-30>

태양은 마련된 괘도를 따라 움직이고 지구도 일정한 지축을 따라 자전하듯 일정한 법을 지키며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계절은 스스로 봄이 여름이 되지 못하고 가을이 되지 못합니다. 오늘 주님은 “아무것도 네 스스로 할 수 없다” 하심으로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뜻을 따라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하십니다. 인간도 정해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이지 자기 멋대로 움직이지 못합니다. 자동차를 몰고 길을 가면 교통 법규를 지키는 한 자유롭게 운전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자기 선택으로 어떤 공동체 안에 속하든지, 운명적으로 공동체 안에 속하면 그 공동체의 법에 따라 자유롭게 살아야 하지 법을 어기면 자유롭지 못합니다. 저는 수도자로 이 공동체에 속하는 한 공동체의 법을 지키므로 행복하고 자유스럽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규칙서를 매일 읽으며 내가 이 공동체 안에서 바르게 살고 있는지를 반성하며 살아갑니다.

하느님의 법은 절대적 의미가 있습니다. 하느님은 그 완전성에 따라 성부 성자 성령은 각각 위격이 다르지만, 하느님은 성부 성자 성령으로 행하여지는 일은 하나이고 완전한 것이 됩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하느님의 뜻을 따름에는 예외 없이 절대적으로 지켜야 합니다.

그러나 사람의 법은 철저하게 지켜야 하지만 그 시대 그 환경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도 있습니다. 옛 수도자들이 사는 방식과 오늘의 수도자 삶은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도원마다 회헌이나 관례서가 따로 정해져 있습니다. 교회의 장상이나 수도회의 장상에게 순종해야 하지만 명하는 사람이나 명을 받는 사람은 서로 자기 입장을 양심적 판단으로 결정해야 합니다. 율법의 완성 자이신 주님은 율법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지 사람이 율법을 위하여 있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국법이나 교회법은 상대적 의미가 있어 법의 올바른 해석이 있어야 합니다. 사람을 위하여 있는 법이지 사람을 죽이는 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법 해석이 잘못되면 죽어야 할 사람이 살고, 살아야 할 사람이 죽기 때문입니다. 자연법은 “사람은 죽는다.” 그러나 하느님의 법은 “죽은 사람도 살린다.”

저는 하느님의 법을 따라 믿음 안에서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