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힌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하는데 주님은 그를 벌 받게 하시지 않고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겠다." 하셨습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그것은 아닌데 죄는 죄인데 벌을 받아야 할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하지 않는가? 왜 그를 놓아주셨나? 주님의 인기 전술인가 아니면 주님 앞에 어떤 죄도 인정되지 않는 것인가?' 생각했습니다. 요사이 간통죄를 법으로 다스리지 않는다는 것은 죄를 벗어난다는 것이 아니라 그 벌의 책임은 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주님의 참 의도는 세상에 오신 목적대로 우리의 죄와 벌까지도 짊어지고 십자가의 죽음까지 이르셨습니다. 즉, 십자가를 통하여 우리의 모든 죄의 벌까지도 짊어지기로 하셨습니다.

죄를 가볍게 보시는 것이 아니라 그 죄의 책임을 지고 주님이 대신 죄의 보속을 다하신다는 것입니다. 골고타 산으로 올라가시는 주님의 십자가가 점점 무거워 세 번이나 넘어지신 것은 우리의 죄로 인한 것입니다. 지금도 십자가를 가볍게 하려면 우리 각자는 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원산에서 첫 영성체하고 고백성사는 일주일 한번 보려면 고백소에 사제가 상시 있어야 하는데,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저녁 식사 전까지 성사를 주시는 신부님은 죄인의 고백을 듣고 어떤 때는 금식도 하고 신자 대신 죄의 보속을 하신다는 말씀을 듣고 사제직의 고귀함을 존경하였습니다.

그 후 사제가 된 다음 고백을 듣고 제가 대신 보속을 해야 할 것을 생각하면서 고백성사를 주었습니다.

요사이 감기가 걸려 보통 열흘 정도 지나면 끝나는 것이 오늘까지 아프지만, 아침 저녁기도, 그중에 피정 지도, 평화의 계곡 주일 미사, 수도원 금요 강론, 주일 강론, 수시로 오시는 상담 고백성사, 기도회 모임의 미사, 대구교구 원로 신부님들의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도록 힘을 주시면서 25일이 지난 오늘까지 아픈 것은 누구를 대신하는 보속으로 생각하게 합니다. 아침 기도에 “아파서 빠졌습니다.” “일어날 수 없었습니다.” 그 외 이 핑계 저 핑계 대는 젊은 형제들을 생각하면서 일어나기 힘들었지만, 기도에 참석하며 이런 형제들을 대신하여 힘이 들어도 보속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의 이 희생으로 더 많은 형제가 기도에 빠지지 않게 해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제 마음이 이런데 주님의 마음은 분명히 죄의 용서와 죄의 벌까지도 생각하시면서 죄인의 죄와 벌을 용서하셨을 것입니다

오늘 저는 각자가 당하는 고통을 형제들의 죄의 벌을 대신 받고 십자가를 지고 간다고 생각하며 주님의 뜻을 따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