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 <요한 6, 52-59>

예로부터 항아리는 물건을 보관하거나 음식을 담아두는 기구로 사용하던 것입니다. 그 안에 무엇이 담겨있는지에 따라 귀하고 소중하게 여깁니다. 금은보화를 담을 수도 있고 쓰레기통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람도 항아리같이 귀한 사람 존경받는 사람이 되려면 무엇이 각 인격 안에 담겨있는지에 따라 평가됩니다. 아니 무엇을 생각하고 말을 하고 행동하는가에 따라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오늘 주님은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하셨듯이 주님을 모시는 사람은 주님 안에 살고 주님이 그 안에 산다는 말은 우리가 주님의 삶을 사는 길을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것이 아닙니다.

된장이나 간장을 항아리에 넣어 두지만 모든 항아리에 든 된장 간장이 맛이 똑같은 것이 아닙니다. 만드는 사람에 따라 어떻게 숙성되었는지에 따라 맛이 다릅니다.

아침에 주님을 모신 사람이 똑같이 주님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닙니다. 유다는 주님의 몸과 피를 마시고도 주님을 배반한 것같이 주님을 모시고도 우리 생각과 말과 행동이 주님을 따르지 못하면 멋없는 사람이 됩니다. 주님을 모신 사람은 주님의 섬김의 정신, 나눔의 정신, 친교의 정신을 실천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전에 수련 때 수련장으로부터 들은 말 중에 기억하고 마음에 담아둔 말씀은 전에 덕원 신학교 시대 때 어느 학생이 미운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고 사는 학생에게 "당신 아침에 영성체하였는가?" 묻고 하였다고 하기에 주님을 모신 사람은 주님과 같이 용서하는 삶을 살지 않으면 성체를 모셔도 헛 모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는 말은 저를 미사 후에 얼마나 더 주님의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깨우쳐 주셨습니다.

주님이 내 안에 살고 내가 주님 안에 살려면 주님의 삶을 살아야 하듯이 주님이 담긴 항아리가 쓰레기통이 되지 않고 귀한 보물이 담기고 숙성된 맛있고 멋있는 된장 간장이 담긴 항아리가 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