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덕의 길 <요한 10, 11-18>

우리나라 유교적 삶을 중심으로 살면서 사제를 탁덕이라 부르는 이유는 덕을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해석합니다. 선비 사상에서 보아도 사제는 덕을 쌓아 다른 이들에게 모범이 되는 삶을 사는 사람입니다. 오늘 착한 목자 주일, 성소 주일 많은 성소자가 나와서 덕으로 쌓인 교회가 되기를 기도하면서 착한 목자 주일을 지내려 합니다.

목자는 양들을 좋은 풀밭으로 인도하고 짐승으로부터 양들을 돌보고, 돌보다가 위험이 닥치면 양들을 위하여 목숨까지 바쳐야 하고 양 한 마리 한 마리를 알고 병들었는지 어디가 불편한지를 알아보고 대처하고 평화와 기쁨이 넘치는 삶을 살도록 이끄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목자와 양은 서로 통교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서로 알고, 서로 사랑하고, 서로 존경하는 관계를 이루어 한목소리를 듣고 한 목적지로 달려가는 목자와 양이 일치의 길을 가야 합니다.

오늘은 본당 사목에 관하여 묵상하고자 합니다. 본당 신부는 신자들에게 순종만 명하는 자리가 아니라 오히려 신자들의 종이 되어야 하고 식당의 웨이터같이 신자에게 봉사는 사람이어야 착한 목자의 대열에 들어갑니다. 전에는 본당 신부가 덕이나 지식이나 모든 면에서 신자보다 조금 나은 자리에 있었지만 사회 정의나 질서에 모든 면에서 분업화되면서 본당신부가 전부가 아닙니다. 왕처럼 행세하는 자리가 아니라 하느님의 종으로 하느님 나라의 종으로 선택되었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후 본당 운영을 사목자가 혼자 이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기 위해 평신도 단체가 형성되고 나라의 국민이 주인인 것같이 본당의 주인은 신자입니다.

신부가 자기 취향대로 성당을 이리저리 운영하면 서로서로 아는 사이가 아니라 자기를 알리는 일밖에 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은 신자들과 협의해서 문짝 하나도 고치고 나무 한 그루도 옮기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 신부 오면 이런 모양으로 바꾸고, 저 신부 오면 또 다른 모양으로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사제가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신덕, 망덕, 애덕을 실천하며 신자들이 향주삼덕을 잘 갖추도록 힘쓰는 것입니다.

오늘 착한 목자 축일, 이상적인 본당 신부상을 묵상해보았습니다. 주님 저는 오늘 모든 사목자가 착한 목자로 살아가도록 기도합니다. 양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고 양을 알고 모두가 일치의 길로 나가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