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증 <요한 10, 1-10>

얼마 전에 옆 언덕 넘어 미군 부대를 들어갈 일이 있어 들어가려는데 절차가 너무나 복잡했습니다. 출입증이 없는 나는 출입증 있는 사람과 같이 옆 사무실에 들어가 신분증 맡기고 손도장 찍고 들어가고 나올 때 같은 방법으로 사무실을 통과해야 했습니다. 무심히 지나가던 곳에 이제 다시 들어갈 일 없기를 바라면서 출입증의 중요성을 같이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주님은 “나는 양들의 문이다.” “누구든지 나를 통하여 들어오면 구원을 받고 ... 풀밭을 찾아 얻을 것이다." 이는 주님을 통해야만 구원의 길로 들어갈 수 있으며 주님은 구원의 문이시라는 것입니다.

주님이 세상에 오신 이유 중 하나는 하느님께 인도된 삶은 주님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위합니다. 우리는 기도 끝에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미사 중에 성찬의 예식 끝에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으로 하나 되어." 이 기도문은 주님 안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하느님과 하나 되는 길임을 알게 합니다. 그래서 천국의 출입증은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믿는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천국의 출입증을 주시며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 수도원에는 밖과 안이 있습니다. 밖은 아무나 들어오고 다닐 수 있으나 안에는 출입증이 있어야 합니다. 여자에게는 출입증을 주지 않고 남자에게만 필요에 따라 출입증을 드립니다.

그 권한이 원장 신부에게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수도자가 밖에 나가려면 원장의 허락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수도원의 문입니다. 저는 매일 양의 수를 알아야 합니다. 나간 사람이 약속대로 들어왔는지 기도에 참석하는지 혹시 몸이 불편해서 못 나오는지 늘 확인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러다가 주님의 입장을 생각해보니 주님은 온 세상 사람을 돌보고 주님의 문을 드나드는 사람을 알고 있으며 보살피시는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주님의 문을 드나드는 사람의 필요한 덕목은 진실과 사랑입니다. 이것이 출입증이 되기도 합니다. 수도원에 입회하고 수도자로 서원을 한 사람에게 출입증을 주듯이 우리는 진실과 사랑의 믿음으로 주님의 집을 드나들 수 있습니다.

당신의 출입증은 시효가 지난 것이 아닙니까? 아니 자격증을 갱신할 필요가 있으면 갱신하고 주님의 문을 드나드는 데 하자가 없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더 굳은 믿음, 분명한 믿음, 성실한 믿음, 열정적 믿음을 가지고 주님의 문을 드나들어야 합니다.

오늘 저는 주님의 집 문을 드나드는 모든 사람이 출입증을 가지고 아무런 장애 없이 드나들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