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도 모르는 것 <요한 10, 22-30>

우리는 무엇을 보고 듣고 해도 그 의미를 모르고 지나가거나 알려고 해도 알 수 없는 것은 자기편이 아니거나 자기 관심사에서 멀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 예수님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들은 속을 태우며 알고 싶다고 해도 “너희는 내 양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심 같이 보여주어도 믿지 않고 들려주어도 듣지 않아 믿지 못하는 것뿐이라고 하십니다.

우리는 내 편이 아니거나 자기 생각과 다르게 보이면 아무리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못 하는 사람과 같습니다.

성장 과정이 다르거나, 문화적 차이가 다르거나, 지역적 차이가 있으면 함께 있어도 함께 있지 못하고 서로 다른 생각, 말, 행동하게 됩니다. 부부도 친정 편 시집 편에 따라 이해관계가 다르게 나타나 서로 불통의 관계를 맺고 살아갑니다.

주님은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같이 너희도 하나가 되어라." 하시고 우리가 하나 되기를 위하여 기도하셨습니다.

너와 나의 객체적 구별은 분명하지만 네 생각과 내 생각 말, 행동은 일치할 수 있습니다. 하늘을 보고 사는 사람이나 바다의 물을 바라보는 사람은 높은 이상을 지니고, 저 높은 곳에 있는 태양을 중심으로 하나 되고, 바닷물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것같이 수용성을 지니고 살면 일치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하늘처럼 높고 바다처럼 넓은 마음을 가지고 살면 모든 것을 보고 모든 것을 듣고 살아갑니다.

서로 믿고, 서로 희망하고, 서로 사랑하는 사이는 말이 없어도 알아듣고 보여주지 않아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보고 모든 것 속에 하느님의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죄를 지어도 뉘우치며 우는 사람 안에 하느님의 자비를 보고 나를 비방하며 욕하는 사람 안에 하느님의 소리를 듣고 순종하는 마음으로 가까이 가면 일치의 길을 발견할 수 있으나 죄를 지은 사람을 미워하고 저주하는 마음이나 나를 비방하고 비평하는 사람에게 저항하고 맞서 싸우면 하느님의 참모습을 보고도 보지 못하고 들려주어도 듣지 못하게 됩니다.

저는 오늘도 진정한 일치를 원하는 사람은 하늘을 보고 바다를 보면서 높은 이상, 바다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