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불가능한 사람 <루카 9, 1-6>

오늘 평화를 주려고 파견된 제자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너희 발의 먼지를 털어버려라." 하시면서 증거를 보여주라고 하십니다. 요사이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한국 주교단에게 부탁한 말씀을 주교단이나 한국 교회가 받아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지난 19일 경남 밀양시 명례 성지에서 교회의 유능한 사람들의 모임에서 인천교구 호인수 신부는 "교회는 사회에 열려있지 않고 담을 치면 안 된다. 교회는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하면서 "평신도들이 아무리 이견을 내고 시위를 해도 주임 신부는 결정한 것을 바꿀 수 없다. 교회는 여전히 성직 중심주의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람들이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하셨는데 만일 오늘날의 교회처럼 주님을 빙자해서 지나친 요구로 순종하기만 원하거나 주님에 대한 무지로 주님을 왕으로 모시라고 강조하거나 독단적 판단이나 권위만 앞세우면서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들어 놓고 불통이면 떠나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말씀의 선교 신부가 말하는 것처럼 “교회의 의식이 종합적으로 잠자고 있으므로 신앙이 가슴과 생활에 있지 않고 입술에만 있다.” 하십니다.

왜 신자가 교회의 말을 듣지 않고 떠나는가? 심각한 반성이 요구됩니다. 분명히 주님은 제자들에게 성령의 힘을 주시고 가난한 마음과 행동을 강조하셨습니다. 지팡이<권위의 상징>, 보따리, 빵, 돈<외적 과시, 이벤트, 외형적 성장>이 아니라 집 짓고, 마당 넓히고, 정원 가꾸고, 사제관 꾸미고, 화려하고 웅장한 성전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가는 길, 함께 하는 손, 함께 행동하는 몸으로 복음을 전하라고 하십니다.

오늘 복음을 듣고 올바른 의식 없이 "내 말을 듣지 않은 신자는 떠나라." 하든가 "내 말을 듣지 않으니 나는 떠나겠다."고 하면 독선적, 독재적 태도입니다. 주님은 당신을 거부하고 죄로 물든 이들을 구원하시려고 가난하게 태어나시고 "여우는 굴이 있어도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 하시면서 우리와 함께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신 주님은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 전하고 눈먼 이들을 보게 하시고......"

복음을 받아야 하는 사람에게 교회는 자기 테두리를 벗어나 복음을 전해야 할 사람들의 편에 서서 자기희생을 실천해야 합니다. 하느님께 받은 것을 겸손하게 보이고 봉사와 나눔과 친교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할 때 세상과의 소통이 이루어집니다. 이런 교회의 참 모습은 50 여년 전 바티칸 2차 공의회가 이미 지시하고 따르도록 하셨는데 아직도 실천하지 않아 하느님께서 이 시대에 진보적 교황을 보내주셨습니다. 교황님이 쓰신 "복음의 기쁨"이란 책은 오늘 시대의 새로운 노래를 하느님께 드리는 소리입니다.

저는 오늘 교회가 온 세상과 소통을 이루고 모두가 복음적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