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도 알아듣지 못하는 말 <루카 9, 43-45>

오늘 주님이 제자들에게 “귀담아들어라.” 하셨지만 “그 말을 알아듣지 못하였다.” 남의 말을 잘 못 알아듣는 사람은 귀를 열지 않고 입만 여는 사람이거나 들을 말을 자기식대로 알아들으면 다른 이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선입관이나 편견이 있으면 알아듣지 못합니다. 말을 하는 사람이 무엇을 말하고 어떤 것을 알려주고자 하는지를 알려면 그의 말을 들어주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다 듣고 그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어느 날 피정 중에 각자 자기 신상에 대해 말을 하고 서로 도움을 청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어떤 부인이 말을 시작하여 남편 원망 자기 고통을 늘어놓고 말이 길어지니 말을 끊을까 생각하다가 약 한 시간을 피정자들이 들어주었는데 시간이 가면서 원망이 자기반성으로. 나중에 울음을 터트려 울면서 "모두가 제 탓입니다." 하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였습니다.

"들어 주는 것." 저는 그 말을 들은 지 35년이 되었는데 그 말의 내용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말하는 사람이 있어야 알게 될 것이 있지만 듣고 이해하는 사람이 있어야 그 지식이나 선이나 아름다움이 전해집니다. 우리는 보통 "나는 이런 사람을 원하지 저런 사람은 원하지 않는다."고 선입견을 품고 있으면 아무리 바른말을 하고 전해 주어도 알아듣지 못합니다.

저는 사람이 하느님의 귀를 가지고 살고 하느님의 눈으로 보고 하느님의 생명을 누리는 사람으로 살 때 자유와 평화 속에 살아갈 수 있습니다.

주님의 이 말씀을 못 알아들은 제자들은 주님을 팔아넘기거나 배신하거나 부활하신 다음에도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미사 때 듣는 주님의 말씀을 성령의 은사로 바로 알아듣고 "복음을 전하시오 ." 하는 것처럼 복음을 실천하는 은혜를 받으려면 독서나 복음의 내용을 미리 보고 묵상하고 알아들을 수 있는 준비가 있어야 합니다. 음식점에서 '무엇을 먹을까?' 생각하고 음식을 청해야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즐거운 식사 시간이 되듯이 주님의 말씀도 섬세하게 알아보고 미사 때 들리는 소리에 귀담아듣고 실천하도록 기도합니다.

보약이 쓰다고 먹지 않으면 몸에 들어가 몸을 보호하는 것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이 됩니다. 쓴소리가 마음의 보약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