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를 돌아보지 말자 <루카 9, 57-62>

우리는 지난날로 인하여 괴로움과 고통에 휘말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지난날의 자기 업적을 내세워 자만심이나 교만한 마음으로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로 인하여 희망을 잃고 살거나 게으른 삶을 사는 이는 오늘 주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사람.”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있는데 뒤만 보고 희망찬 앞날을 포기하는 사람, 그 자리에 머물러 주저앉은 사람을 경고하시는 말씀입니다.

과거 상처 없는 사람이 없고 십자가 없는 삶이 없습니다. 만일 주님이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타 산으로 가시면서 9처에서 세 번 넘어지시고 "나 이제 더 못 가겠다." 하셨으면 십자가의 죽음도 없고 구원은 불가능해졌을 것입니다. 일어나 끝까지 산에 오르셨기에 부활의 영광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제 우리 수도원은 한 분의 사제를 하느님 품에 안겨 드리고 내일까지 영원한 안식을 위하여 기도하고 장례 미사로 고별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1933년 독일 비츠부르크에서 출생, 1961년 한국으로 선교 파견받으시고 56년의 선교지에서 선교사로 수도자로 고난의 길을 걷고 견디어 내시고 이 땅에 뼈를 묻고 영면하셨습니다. 뒤를 돌아보지 않고 주님의 길을 끝까지 가신 임을 기쁜 마음으로 보내며 이제 하느님의 사랑을 한없이 받으시리라 믿습니다. 수도원에 들어와 끝까지 가는 길을 가지 못하고 수도 공동체를 떠난 사람과 끝까지 가신 분의 삶은 온전히 차원이 다른 것입니다. 달릴 곳을 향하여 달린 사람과 달려야 할 곳을 가지 않고 뒤로 돌아간 사람 차이입니다.

또한, 우리는 뒤의 일을 잊어야 오늘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지난날의 모든 것을 잊고 살아야 합니다. 행한 선행 봉사와 나눔과 친교까지도 기억하지 말고, 지난날의 상처도 기억하지 말고, 앞으로 해야 할 선행을 준비하고, 상처를 받지도 말고, 주지도 말고, 서로 사랑하는 관계만 생각하고 절망보다는 희망을 품고 살아야 합니다. 긍정적 사고방식 잘못된 것을 바로 세우는 일에만 전념하는 새로운 삶을 살며 주님을 따르는 희망찬 앞날을 바라보고 살아갑시다.

저는 오늘도 모든 이들이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와 평화와 기쁨이 넘치는 희망찬 앞날을 보고 걸어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