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처리 <루카 12, 13-21>

사람이 죽으면 그가 생전에 소유한 것을 유언이나 법에 따라 처리합니다. 본인의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빈손으로 왔으니 빈손으로 가게 됩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빈손으로 왔지만, 손에 큰 선물을 가지고 왔던 곳으로 돌아갑니다. 가진 것을 다 내놓고 세상에 환원하거나 남은 사람, 특별히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떠나는 사람입니다.

세상 여기에 사는 것은 있던 곳을 지나가는 나그넷길과 같으니 그 시간 머물다 가는 곳이 자기 집이 아니리 또 다른 사람이 들어와 사는 집입니다.

광화문 이순신 장군 상 앞에 예쁘게 생긴 학생이 “청와대는 너희 집이 아니다. 역사는 너의 가정사가 아니다.” 피켓의 말은 맞는 말입니다. 역사는 민족적 국민적 서민적 역사관이 있는 보편적 역사가 되어야 합니다.

"잘된 것은 내 덕분이고 못된 것은 너 때문이다." 한다면 올바른 역사관이 나오지 못합니다.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된 역사가 있어야 하고 개인의 명예나 이익을 위하여 기록된 역사는 개인의 역사로 남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과 공기와 태양의 에너지와 땅은 한 사람의 것이 아니고 온 인류가 공유하는 것과 같이 역사는 어떤 개인의 생각과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어떤 사상도 시대적 의미를 지니고 있을 뿐입니다. 지도자 중심의 권위주의는 지나고 자본주의나 공산주의나 시대적 산물입니다. 국가란 개념도 국제적 공조가 담을 무너뜨리고, 어떤 지역은 나라의 지배 구조에서 벗어나 세계가 모든 것을 공유하는 국제적 세상으로 변화되어 갑니다.

종교도 내 종교가 최고이고 나의 종교만이 구원이 있다는 생각은 이미 2차 바티칸 공의회가 “가톨릭 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다."는 말로 폐기되었습니다.

무엇을 독점하거나 자기만을 위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저는 10번 이상 본당을 이동하고 새로운 장소에서 새 사목 생활을 하면서 불편을 많이 느꼈습니다. 쌀 한 톨 없는 곳, 주방 도구가 없는 곳도 있었습니다. 그 후 저는 어딜 가나 다음 오는 사람이 불편 없게 하려고 적어도 일주일 시장을 가지 않고 생활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두고 떠났습니다.

일생 보던 책도 두 번이나 정리하여 수도원 도서실이나 다른 분원에 보내주고 가장 필요한 책만 가지고 살려고 합니다. "내 것은 없다." 다만 그곳에서 생활하는 동안 사용할 뿐입니다. 놓고 떠나는 것 아니, 놓아야 하는 정신이 우리 안에 있는 것은 주님은 십자가에 죽임을 당하시고 부활하신 후 제자들을 떠나시며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이 권한을 제자들에게 전해주고 떠나 뜻이 누리던 모든 것을 다음 사람이 누리도록 넘겨주는 섬김과 나눔과 친교의 삶을 살도록 사후 처리를 반듯하게 하여야 합니다.

오늘도 자기가 가진다는 것을 온전한 자유로운 마음으로 나누어 주는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