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합시다. <루카 18, 1-8>

미사 시작할 때 참례자와 함께 “기도합시다.” 이는 이미 기도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에게 자신이나 이웃을 위하여 기도하자고 외치는 소리입니다. 그런데 참례자들은 "기도하세요."라고 응답하기만 합니다. 사제는 이 시간 참례자들에게 오늘 미사를 드리는 지향과 주님이 주시는 말씀을 중심으로 꾸며진 기도를 하지만 더 깊은 내용은 참례자 각자의 지향을 사제의 손에 올려놓아야 전체적 기도가 됩니다.

저는 우리 천주교 신자는 기도할 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주의 기도문을 형식적으로 드리고, 묵주 기도를 형식적으로 드리고, 우리가 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모르고 기도에 참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화하면서 피상적으로 말을 하면 진정한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듯이 기도는 하느님의 뜻을 알고 내가 해야 할 말을 의식하고 온전한 마음으로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는 시간이 없습니다. 끊임없이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여 기도하는 것이지 필요에 의해서나 자기 뜻을 이루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이는 하늘과 땅의 만남이며 하느님과 기도하는 사람과의 만남입니다. 어떤 만남입니까? 이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나라를 살게 해주시는 분과의 만남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와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하고 기도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생명을 주시고 보호해주시는 분이며, 자비를 베푸시는 분이며, 죄를 용서하시는 분이며, 모든 재앙과 고난에서 우리를 구하시는 분께 간청하는 기도입니다.

주님을 만남은 모든 일의 시작이며 마침입니다. 그래서 기도하는 사람은 주님의 소리를 듣고 주님께서 하신 업적을 보고 믿음으로 살며, 절망하지 않고 주님을 희망하는 삶을 살며, 하느님의 사랑에 사랑으로 보답하는 삶을 통해 완전한 기도가 이루어집니다.

저는 오늘 믿는 모든 이가 끊임없이 주님의 뜻을 알고, 깨닫고, 실천하면서 기도를 완성해 나가기를 기도합니다. 지금의 나는 공짜로 받아 살고 있지만, 하느님은 아무 보상도 바라지 않으시고 우리가 원하는 바를 알고 끊임없이 베풀어 주시는 분이십니다. 

" 기도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