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는 것 <루카 18, 35-43>

주님이 저에게 “너는 나에게 무엇을 바라느냐?” 물으시면 '나는 무엇을 해달라고 청할까. 주님 조금 생각해본다고 할까.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다고 할까.'

“주님! 새로운 날을 주신 주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주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하시고, 주님의 귀로 세상의 소리를 듣게 하시고, 주님의 입으로 말하게 하시고, 주님의 생명으로 살게 하시고, 주님의 뜻을 따라 모든 이에게 사랑을 실천하도록 이끌어 주세요.” 너무나 욕심이 많다고 하실 것 같아 “주님이 사시던 것처럼 살게 해주시고 모든 이 안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보도록 해주세요.” 이는 아침마다 내가 바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살려면 힘이 있어야 하니 힘을 주세요."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날 힘. 유혹을 물리치는 힘, 고통과 시련을 극복할 힘, 고통 중에 있는 이들을 끓어 안을 힘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미사 때 계속되는 기도 속에 자비를 구하고, 하느님과 일치를 구하는 마음에서 주님의 말씀을 귀담아듣고, 그 부르심에 응답하고, 주님이 몸과 생명을 사랑으로 나누어 주셨으니 주님을 살아 나를 나누어 주도록 바랍니다.

수도원 수련기 동안 아버지가 방문하셔서 "무엇 필요한 것 없는가?" 물으시기에 다른 것 다 있는데 단것이 먹고 싶어 사탕을 사달라고 하니 큰 거로 두 봉지 받아 장에 넣어 놓고 수련장님의 지시에 따라 하루에 두 개 먹으며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처음에 신학교 가는 것을 반대하시며 "칠 남매 중 장남인 네가 가정을 책임지기 싫어 신학교 가느냐."고 하시다가 이 생활이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아시고는 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셨습니다.

저는 15살부터 가정에 도움을 주고자 세관 급사부터 시작해서 16살에 부산 부두에서 막노동하고 17살 미군 부대 쓰레기 조합에서 쓰레기 수거, 자동차 조수로 일도 하고 18살 미군 부대 목공소에서 나무 상자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19살부터 공부를 시작할 때까지 가사 일을 돌보다 수도원에 들어와서 신학교 들어가 30살 때 사제가 되어 주님의 종으로 살고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때때로 바라는 바가 여러 가지였습니다. 지금 나이 82세.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주님을 사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주님께서 하루하루를 다시 살게 하시고 새로운 삶을 주신 것을 감사하면서 주님이 내 안에 살고 나 주님 안에 살기를 바라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