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은 축복이다. <마태 25, 31-46>

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만나거나 내가 필요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우연이 아니고 미리 준비된 만남입니다. 상담 오는 사람에게 이야기를 듣다가 저는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하느님이 이곳에 보내시어 우리는 만나고 만나서 이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주시는 하느님을 찬미합시다.”

우리는 어려운 세상에 스스로 풀지 못하는 일은 주님과 함께 풀어나가는 길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어려움을 겪는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서 해준 것은 나에게 해준 것이라고 하십니다.

오래전에 대구에서 왜관까지 버스를 타고 오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아이를 안고 버스를 탔습니다. 차장이 요금을 달라고 하니 요금이 없다고 하고 신동 고개까지 태워 달라고 했습니다. 정류장에서 멀리 왔는데 차를 세워 내리라고, 안 내리겠다고 하는 딱한 사정을 보고 차장에게 요금을 대신 주겠다고 하면서 돈을 주니 목적지까지 태워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내리기 전 "선생님! 저 사람은 매번 저런 식으로 차를 탑니다."고 하면서 그 사람의 잘못된 행위를 알려주었으나 저는 "아닙니다. 얼마나 가진 것이 없으면 저런 행동을 하겠습니까?" 말을 하면서 타일렀습니다.

우리는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이해하고 보호하는 차원에서 사랑을 베풀어야 합니다. 가난하게 사는 것은 게으르거나 나태하고 준비 없이 살았기 때문이니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하거나 감옥에 갇힌 사람에게 "당신 죄 때문에 고생하는 것 당연하다." 한다면 사랑이 없는 태도입니다.

오래전 겨울, 경찰서 서장님이 저를 찾아와서 유치장의 유치인을 위해 온돌을 설치해 달라고 하여 놓아주고 연탄까지 준비해 달라고 하여 신자들에게 후원을 청하니 “신부님은 사목이나 잘하시지 죄지은 사람을 돌보는가요?” 하며 협조하지 않기에 "당신의 아들이 유치장에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하니 말을 못하고 물러갔습니다.

어떤 연유에서든지 현실에서 어려워도 도와야 할 이유는 오늘 복음을 통하여 잘 말씀해주십니다. 사랑은 조건이 없습니다. 저는 사형수를 돌보고 만나서 사랑을 주는 이들을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