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추는 때와 높아지는 때 <마태 23, 1-12>

전쟁터에서 머리를 들고 싸우면 적군의 총에 맞지만, 머리를 숙이고 부복하면 전쟁이 끝나는 시간 머리를 들고 일어납니다. 잘난 사람도 있고 못난 사람도 있지만, 때를 잘 선택해야 합니다. 바보가 될 때가 있고 똑똑할 때가 있습니다. 위와 아래가 삶의 리듬이며 모든 것이 올랐다가 내려오기도 합니다.

주님은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사람은 높아질 것이다." 하십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란 말처럼 잘난 척, 고개를 들고, 거들먹거리고, 남을 깔보는 사람은 언젠가는 고개를 숙이고 코가 납작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간의 평등 원칙이 살아 있는 한, 높은 산은 깎이고 낮은 골짜기 메워집니다.

자신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씨앗이 땅속에까지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땅에 들어간 씨앗은 땅속에서 썩지만 결국은 새싹이 움터 올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됩니다. 내려간 것이 올라오는 것이고 하늘에 높이 올라간 새도 땅에 내려와야 하듯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살아갑니다. 저도 올라갈 때는 더 자세를 낮추고 섬기는 사람이 되고 낮추어졌을 때 더욱 겸손하게 봉사를 받아야 합니다.

지금은 아버지로서 당당하지만 언젠가 병약한 노인으로 지팡이를 짚고 걸어야 할 때 부축을 받아야 걸을 수 있습니다. 그날을 생각하며 가지고 있을 때 나누고 힘 있을 때 돕고 명성이 높아질수록 드러나지 않도록 침묵을 지켜야 합니다.

우리는 그 자리에 있어야 하고, 지금 그 자리를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도록 힘써야 하지만, 하느님의 은총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