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죽음 <성지주일 복음>

분명히 십자가는 죄인들을 벌주는 형틀입니다. 죄를 지으면 십자가형에 처하여 죽는 것을 사람들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수그리스도와 같이 십자형을 받고 죽은 좌도와 우도를 아무도 존경하거나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십자가 죽음은 세상 끝나는 날까지 사랑과 연민의 정으로 바라보고 죄지은 이들이 "내 탓이요." 하며 가슴을 치고 통곡합니다.

주님을 통해 형벌의 도구인 십자가는 인류 구원의 도구로 변하고 여러 형태로 사용합니다. 적십자, 녹십자, 교회의 상징, 병원의 표지판, 그리고 신자들은 급한 일이 있으면 십자가 성호를 놓으며 구원을 기다립니다.

교회의 성사에 십자가 없이는 축성, 축복, 죄의 사함이 불가능합니다. 미사는 십자가상의 제사와 파스카 제사로 이루어지고, 집집마다 십자 고상을 바라보고 위로를 받고, 십자가를 짊어지고 주님을 따르는 실천적 행동을 하게 됩니다.

오늘부터 성 주간은 주님의 십자가 죽음을 통해 우리가 거룩하고 성스러운 삶을 살겠다는 결심을 세우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각자는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하심 같이 그리스도 신자의 본질은 십자가를 지고 주님의 자비를 받고 베푸는 삶이어야 합니다.

주님이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타 산으로 올라가시듯 우리도 세상에 십자가를 높이 세워 구리 뱀을 보는 사람이 구원을 받았듯이 죄인인 우리는 십자가 곁으로 다가가 십자가를 끌어안고, 십자가를 지고 주님의 길을 가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구원자로 오시는 분을 "호산나" 찬미하려는 사람은 십자가의 죽음을 통하여 참 영광에 참례하는 사람입니다.

오늘부터 성 주간을 더욱 거룩하게 지내려는 사람은 모든 전례에 적극적으로 참례함으로 주님의 돌아가심과 부활의 신비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교회 안의 모든 신비는 인간에 대한 하느님 사랑의 계획입니다. 우리가 모두 주님을 사랑하는 열정으로 성 주간을 지내기를 마음과 정성 다하여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