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을 초월한 행위 <요한 13, 1-15>

성 주간에 성지 주일부터 이어지는 행사와 전례는 그저 해보는 행위가 아니라 진실을 위한 행위입니다. 오늘 최후의 만찬 예식은 주님과의 고별식이며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신 모습을 잘 드러내고 우리도 똑같이 살라고 하십니다.

몸과 피를 내주시는 주님은 내가 하였듯이 너희도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자신을 내놓으라고 하십니다.

성 주간 시작하는 전날 토요일, 공경하는 우리 수도원 박현동 아빠스님이 전에는 성목요일만 하셨는데, 일 주간 식당 봉사를 위하여 저에게 강복을 청하며 성당 제단 앞에 무릎 꿇고 기도하고 일주일 내 식당 봉사를 하는 모습에서 작은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나는 섬김을 받으러 오지 않고 섬기러 왔다.” 하심을 실천하는 참모습입니다.

오늘 저녁 전례에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는 주님같이 주교, 사제, 수도원 장상의 발 씻어 주는 행위는 "이런 것이 있다."가 아니라, 직책과 지위를 자랑하는 자리가 아니라, 참 봉사의 자리라고 생각해야 참 의미가 현실에 적응하고 살아 있을 수 있습니다.

무엇을 해 보이며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하는 사람은 마음속부터 하는 일에 마음을 두고 온 정신으로 그 일에 임해야 합니다.

사랑은 무엇을 하는지를 분명히 알고, 깨닫고, 사랑의 상대를 보호하고 존경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전례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 그 의미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전례의 절차를 잘 지키고 존경과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무엇이 전례를 통하여 이루어지는지를 알고 현실성 있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전례를 드리는 사제와 함께 드리는 사람이 되어 주님의 모든 일에 동참하는 성삼일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