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까지 머물러야 할 곳 <요한 21, 1-14>

제자들은 주님의 죽음으로 가야 할 곳이 어딘지를 분별 못 하고 본업으로 돌아가 호수에서 고기잡이하였지만, 주님은 그들에게 나타나시어 밤새껏 수고해도 고기를 잡지 못하는 그들에게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하셔서 많은 고기를 잡게 하시며 그들에게 주님이 존재를 다시 부각해 주었습니다.

본래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라고 부르셨다는 것을 잊고 가야 할 곳에 있지 않고 실망과 두려움 때문에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았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마리아에게 갈릴레아로 가라고 이르신 것은 다시 그곳에서 그들에게 주신 사명을 완수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로마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박해를 못 견디어 로마를 떠나는 길에 주님을 만나서 "박해받는 곳으로 다시 돌아가시러 간다."는 말을 듣고 되돌아가 로마에서 순교하시고 교회의 초석이 되었습니다.

좋은 생각으로 주님을 따라 수도자로 살면서 사람을 낚는 사람으로 살려고 주님의 일터에서 살면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일 속에 절망과 두려움으로 온 길을 되돌아가려고 하는 사람은 “쟁기를 잡고 두를 돌아보지 말라.”는 말씀을 듣지 않은 사람입니다.

저도 이 수도자의 삶에서 실망과 원망, 불평으로 되돌아가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그때마다 주님의 간섭을 직감하고 오늘까지 왔습니다. 죽음에 승리하신 주님은 우리를 그 자리에서 주님의 일을 하도록 이끌어주십니다. 그 이끄심을 감지하고 성령의 인도로 따라 살면 되돌아갈 일이 없습니다.

처음 부르신 대로 죽기까지 따라 사는 것은 주님이 아버지의 뜻을 따르려고 죽기까지 십자가를 지고 가신 것과 같이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는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