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을 아는 사람 <요한 10, 27-30>

존재하는 것의 본질을 모르면 존재 의미를 상실한다. 내 앞에 있는 너를 모르면 너는 나에게 의미가 없다. 이번 휴가를 지내며 많은 사람이 내 옆을 지나쳤지만 내가 그를 모르고, 그가 나를 모르니 의미 없이 지나쳐 버렸다. 자연을 보고 감탄하고 자연만이 나를 감싸주고 받아들이며 나를 행복하게 했다. 오늘은 성소 주일 착한 목자 축일이라고 한다. 우리 수도원에 1,300명 이상의 어린아이들이 성소 주일 행사에 참례한다고 한다. 우리의 사명은 그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아름다운지를 알려는 것인데 하느님을 그저 스쳐 가는 분으로 알고 지나치지 않기를 기도한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이 얼마나 귀한 말씀인가 주님의 목소리를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아 주님이 목자이신 것같이 참 목자 되기는 먼 거리에 있는 사람이 많이 있다. 나는 이번 선거를 하지 않았다. 이유는 선거가 주권 행사라고 하지만 대통령 보고 찍고, 당보고 찍고, 지역 보고 찍는 습관적 행사에 동참하지 않으려고 마음먹었다. 내가 너를 알고, 너는 나라를 사랑하고, 나라 사랑에 목숨을 바치는 사람을 우리 지역에서 찾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거 끝나니 잡음이 너무 난무하고 이 사람들이 자기 잘난 맛에 살고 무엇이 되었다고 자랑하고 웃고 있지만 무엇을 해야 이 나라가 모두 행복한 삶을 사는지를 알지 못하고 복수 일정, 자비심 없는 생각에 몰두하고 있으며 이 나라가 어떤 위기에 있는지 알지도 못하고 알려주지도 않고 있다.

경제, 사회, 정치가 정직하지 않고 정의롭지 못하고 불평등한 세상과 아직도 전쟁의 위협 속에 있으며 강대국의 틈 속에 끼어 국제 사회에 힘도 없어 중국이나 일본의 이용물이 될지 모르는데 "내 당, 네 당" 하고 조선 말기 당파 싸움이나 하고 있다. 너무나 서로를 모르고, 시대적 현실 파악을 못 하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이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고통에 있는지 모르고 지나치는 것과 같다. 하느님의 본질을 아는 사람, 체험하는 사람만이 하느님의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

이 나라가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고 나만 윗자리 나만 즐기고 살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저는 참 하느님을 알고 하느님을 따라 목숨을 바치는 참 착한 목자들을 주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