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들임 <요한 13, 16-20>

우리는 “쓰면 뱉고 달면 삼킨다.”는 말처럼 거부하고, 받아들이며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매사를 선택이란 말을 통해 인정하고, 인정하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보수는 진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진보는 보수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살고 있습니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서로 적과 같이 되어 좋은 것도 나쁘게 보고 어떤 말도 어떤 해명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오늘 주님이 보낸 사람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주님을 받아들이는 사람이고 주님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주님을 보내신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라고 하십니다.

누가 주님이 보내신 사람일까요? 저는 오늘 아침에 도무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떠올랐습니다. '어찌할까? 인정하고 싶지 않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고, 마주 보기도 싫은 사람인데.' 하고 생각하다가 '주님은 어떤 사람을 받아들일까? 마음에 드는 사람, 주님을 믿는 사람, 세례받고 열심히 신앙생활 하는 사람. 차별을 두고 받아들이실까? 원수를 일곱 번에서 일흔 번까지 용서하라고 하셨는데 '나를 반대하고 나의 길을 방해하는 사람,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 나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 나를 죽이려는 사람 등을 앞에 놓고 저울질하고 있구나.' 생각하면서 주님을 닮고 주님을 산다고 말을 하면서 그것들이 빈말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면서 용서하고 받아들여야 참 주님의 종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사이 상담을 청하는 사람 중에 정붙이고 살던 사람을 받아들이지 못 하고, 용서도 되지 않고, 함께 사는 것이 힘이 든다고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하소연하지만 저는 주님이 우리 죄를 용서하심 같이 자비로운 마음을 가지고 용서하는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길이라고 말을 합니다. "저 십자가를 보세요! 우리 죄를 용서하시려고 피와 땀이 범벅되어 죽음에 이르시지 않았습니까?"

받아들이기 힘든 사람 위해 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으면서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십자가를 바라볼 자격도 없습니다.

저는 오늘 아침에 십자가의 신비 안에 나를 일치시키면서 받아들이지 못 하던 사람 용서하여 서로 하느님의 생명을 누리도록 기도합니다. 또한, 오늘 저에 면담하러 오는 자기를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을 위하여도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