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관계 <요한 15, 9-11>

오늘 복음은 주님과 아버지와의 서로 사랑하는 관계를 우리와의 관계로 연결하면서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하십니다.

우리는 올바른 관계와 바르지 못한 관계를 맺으며 기쁨과 슬픔 속에 살고 있습니다. 바른 인연이 있는가 하면 악연도 있어 바른 인연은 씨앗이 좋은 환경을 만나 꽃도 피고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지만, 악연은 땅에 씨앗이 뿌려져도 나쁜 환경으로 자라지 못하고 죽고 마는 것입니다.

저는 아침이면 기상 종이 울리기 전에 성당에 가는 습관을 지니고 생활하고 있는데, 매일 아침 90세 넘은 노 사제와 복도에서 가끔 마주치게 됩니다.

오늘 아침 제대 앞에 앉아 신부님과 저의 관계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 신부님과 저의 만남은 저는 20대였고 신부님은 30대였습니다. 이제 저는 80이고 신부님은 90이십니다. 올바른 관계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오늘 아침 복도에서 마주치고 제가 앞장서서 갈 수 있는데도 뒤따라 가는데, 암에 걸려 항암치료를 방사선 치료까지 하시고 걸음은 느릿하게 숨결을 힘들게 "엉엉, 쉐쉐" 하시며 걸어가시는 뒷모습을 보며 따라가면서 신부님과 하느님과의 관계를 생각해보니 주님의 계명을 지키고 사랑받으며 살아가신 길은 기쁨이 충만한 삶이었다는 생각하면서 저와의 인연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신부님과의 올바른 관계가 저를 수도자로 살게 하였습니다.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는 하느님을 6살 때 알기 시작하여 70년이 넘어서야 오늘 복음의 의미를 받아들이고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물러 있어 기쁨이 충만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어머니 따라 성당에 갔고 하느님은 높고 거룩하고 멀리 계신 분이라고 알았습니다. 하느님은 나를 지켜보시며 잘 사는지 못 사는지 살피시어 심판 날 상 주시든지 벌주시는 분으로 알았습니다. 기도하면 내가 필요한 것을 주시는 분이라고 알고 후에 그분을 찾는 사람에게 모습을 보여주시는 분으로 알았습니다. 하느님을 찾으려 수도자가 되었으며, 찾아서 주님이 내 안에 현존하심을 믿고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하느님을 살아내야 할 뿐만 아니라 사랑함으로써 내가 하느님이 되어야 올바른 관계가 성립됨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믿음으로 주님을 사랑했지만 사랑함으로 믿게 되고, 전에는 무엇을 바라면서 즉, 희망함으로 사랑하게 되었지만 지금은 사랑함으로 희망을 하게 되었습니다. 루카 11, 13 “구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것 성령을 주시지 않겠습니까? ” 하셨듯이 성령으로 하느님이 내 안에 사시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느님으로 살아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살아가야 합니다.

사랑이 너와 나를 하나로 만들어 네가 나 같이 살고, 내가 너같이 사는 올바른 관계를 유지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