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평화와 거짓 평화 <요한 14, 3-29>

봄에 피는 꽃은 열매를 맺는 꽃과 열매를 맺지 못하는 꽃으로 구별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보람된 인생과 평화를 갈망하지만 참 평화와 거짓 평화로 피었다가 시드는 인생과 피었다가 열매를 맺는 인생으로 구별됩니다.

오늘 주님이 주시는 평화와 세상이 주는 평화는 같지 않다고 하십니다.

어느 농촌 마을 앞뜰에 여러 꽃이 피어 각자 자기 자태를 뽐내고 있는데 그중에 호박꽃이 섞여 있었습니다.

다알리아꽃이 호박꽃을 내려다보며 “너도 꽃이냐?” 호박꽃은 부끄럽고 슬펐습니다. 국화꽃은 머리를 꼿꼿이 들고 향기로운 냄새를 풍기며 “사람들이 못생긴 사람을 호박꽃이라고 부른다.” 장미꽃은 호박꽃을 쳐다보지도 않고 자기를 보러 온 사람들 앞에 뽐내기만 했습니다.

호박꽃에는 가끔 꿀벌이 놀러 오고 위로해주었습니다. 호박꽃은 슬프고 외로워 넓은 호박잎 뒤로 숨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꽃들은 시들고 꽃잎이 땅에 떨어져 멋지고 화려한 모습은 추하게 시들어 갔습니다.

호박꽃도 시들어 땅에 떨어졌지만, 호박꽃이 떨어진 그곳에 작은 열매가 맺어 자라기 시작하여 아침이면 맑은 이슬을 머금고 날로 자라나 탐스러운 큰 호박이 되어 농부는 기쁜 마음으로 호박을 따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사람도 피었다가 시들어 사라지는 인생도 있고, 피었다가 열매를 맺어 많은 사람이 평화와 기쁨을 가지게 하는 인생도 있습니다.

부활 시기 막바지에 다음 주는 승천 주일입니다.

주님은 십자가에서 보잘것없는 꽃처럼 피어 사라지지 않고 부활의 열매 되어 하느님 아버지와 온 인류에게 참 평화를 주셨습니다.

참 평화는 피와 땀을 흘리는 노동의 열매인 봉사의 삶이고, 가난한 마음으로 열매 맺는 나눔의 삶이며, 벗을 위하여 목숨 바쳐 얻은 열매, 사랑의 삶입니다.

거짓 평화는 권력의 힘과 재력의 힘, 명예의 힘을 믿고 살려는 사람들의 허무한 삶입니다.

비록 보잘것없지만 지금 여기에 믿음을 실천하는 사람을 통해 참 평화가 이루어지도록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