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인 고기의 행복 <루카 6, 1-11>

물속에서 자유롭게 살던 물고기가 낚이게 된 것을 행복하게 생각할 수 없을 것 같으나 행복한 낚인 고기를 체험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 날 부산 수도원 연못에서 수사님들이 낚시를 하는데 큰 고기 작은 고기를 낚아내는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낚인 고기가 가련하게 느껴지다가 조금 깊이 생각을 하니 '저 고기들은 행복한 놈들이다.' 생각을 했습니다.

잡힌 고기들이 “어쩌다 바보처럼 낚시에 걸려 잡혔나." 했더니 들리는 소리 "거룩한 수사님들이 오늘 저녁 밥상에 맛있는 매운탕 먹게 되었네. 나는 수사님들의 손에 잡혀 이 작은 물통에 담겨 있네. 이런 행복이 물속에 나를 창조한 하느님을 찬미하였지만 조금 부족함이 있었는데, 아니 거룩한 수사님들의 몸에 들어가 창조주이신 하느님을 찬미하게 되었다니 이런 행운이 어디 있나. 적당한 시간에 합당하게 잡혀 세상에 난 보람을 얻게 되다니.” 하며 고기들이 기뻐 뻐드럭 거리는 소리를 듣고 이 낚인 고기들은 행복한 고기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하느님의 사도들에게 낚인 고기입니다. 넓은 세상에 마음껏 뛰놀고 자유자재로 살아갈 수도 있었지만 60년 전에 하느님의 낚싯밥에 걸려 여기 좁은 수도원 안에 살게 되었지만 생각하고 생각해도 참으로 행복한 잡힘이었습니다. 창조주 하느님을 알고 사랑하고 나를 창조하신 은덕을 갚으며 사는 삶이 어찌 행복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아니면 엉뚱한 사람에게 잡혀 고생하고 보람 없이 살아야 할 내가 요행히 창조주 하느님 손에 잡혀 이런 행복한 삶을 죽기까지 살 수 있다니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이런 노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주님을 알고 감사하고 찬미하는 삶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행복의 노래를 부르게 되었으니 낚인 고기처럼 행복을 노래합니다.

이 행복은 주님에게 잡힌 그리스도 신자로 사는 모든 사람이 느껴야 할 행복이어야 합니다. 베드로 사도에게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한 이래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낚여 주님의 집에서 죽을 때까지 행복하게 살게 해주셨을까?

저는 어제 아침 8시 30분부터 저녁 5시까지 상담하느라고 힘이 빠져 쓰러졌지만, 행복한 하루였듯이 이곳에서 기도하고 일을 하는 삶이 행복합니다.

모두가 주님의 손에 잡혀 사는 생활을 즐기고 행복하게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