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에서 참 생명을 찾는다 <루카 12, 49-53>

어리석은 자에게 십자가는 죽음의 뜻입니다. 십자가는 세상에 불을 지르고 있으며 분열의 상징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에게는 십자가는 생명의 원천이고, 분노와 무분별한 삶을 양순하고 질서 잡힌 삶으로 만들며, 일치의 상징입니다.

주님이 세상에 불을 지르러 오신 것은 세상의 모든 악을 태워 버리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시려는 것이고, 분열을 일으키려고 오신 것은 온갖 시련과 고통 뒤의 일치를 위한 것입니다.

이상과 꿈이 있으나 이상이 현실에 적응하려면 현실에서 일어나는 괴리감을 극복해야 합니다. 이상이 먼저이고 현실이 이상을 따라오는 것으로 생각하면 모든 일에 차질이 생깁니다. 오히려 우리는 현실에서 이상을 찾아 이상이 현실에 적응하도록 해야 합니다.

생명을 얻기 위해 십자가의 죽음을 피하려고 하면 참 생명을 얻을 수 없습니다. 십자가 안에 죽음으로써 생명이 있음을 깨달을 때 생명의 참 의미를 찾게 됩니다. 주님께서 “벗을 위해 자기 생명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이 없다.” 하신 것같이 주님의 십자가 죽음으로 참 생명을 주셨습니다.

"사랑"이란 말의 의미를 이상적으로 생각하면 "좋은 것" "마음에 드는 것" "내 생각과 말과 행동이 같은 것" "내 생각과 뜻에 맞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나쁜 것” “마음에 들지 않는 것” '나와 같지 않은 것" "내 뜻과 맞지 않은 것"에 자기희생과 죽음이 참사랑입니다.

주님도 십자가의 죽음을 원치 않으셨지만, 자비와 사랑이신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따르셨습니다. 그 안에 죄인인 우리를 살리는 길이 있고 참 생명이 있음을 알고 계셨기에 십자가의 죽음을 택하셨습니다.

공동체에 참 생명을 불어넣으려는 사람은 좋은 것이나 나쁜 것이나 받아들여야 합니다. 주님이 우리를 사랑하시어 십자가를 지시고 죽음의 길을 가셨듯이 우리도 주님을 따라 십자가 죽음의 길을 갈 때 부활의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됩니다. “내가 받아야 하는 세례가 있다. 이 일이 다 이루어질 때까지 내가 얼마나 짓눌릴 것인가?”

주님! 우리가 오늘도 당하는 고통과 시련을 통하여 생명의 길로 이끌어 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