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과 가축동물 <마르코 6, 30-34>

오늘 복음에 “주님은 많은 군중을 보시고 측은한 마음이 드셨다.” 그들은 목자 없는 양과 같았기 때문이라 하십니다. 목자 없는 양들은 목적을 잃고 가야 할 곳, 있어야 할 곳을 분간 못 합니다. 진실한 사랑으로 돌보지 못하는 무리가 되어 머리에 불똥이 떨어지는 것도 모르고,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고, 위선자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리저리 흔들거리며 정신없이 살아갑니다. 이는 마치 야생동물들이 본능적으로 행동하고, 감각적이고 즉흥적 행동으로 아무런 목적도 없이 먹고 마시고 뛰어다니는 것과 같습니다. 목자가 있는 양 떼는 목자의 지시에 따라 물과 풀밭을 찾아 길을 따라 움직이게 됩니다.

사람도 부모 없는 아이들은 버릇도 없고, 예모도 없이 들의 망아지 모양 함부로 행동하고, 이성적 행위를 못 하고, 공동체나 인간관계를 정의와 평화와 행복으로 이끌지 못합니다. 사람은 지혜를 사용하면서 교육을 통해서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별하고, 인간에게 주어진 권리와 의무를 찾아 실천하고, 웃어른이나 지혜로운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실천하며 삽니다. 들은 바 없고 행동의 요령을 모르면 무례하게 판단하고 이기적 생각이나 눈앞의 현실에만 집착하게 되어 행동은 비이성적이고, 비상식적이고, 사람다운 행동을 잃어버리고 살게 됩니다.

사람 각자는 중요한 존재이며 그 생명은 귀하고 살아야 할 가치가 자신 안에 내재해 있습니다. 어제 우리 수도원의 원로이며, 신학 박사이며, 수도자들을 가르치고 성장시킨 신부님이 저 앞에 와서 몇 번 산에서 심장 때문에 쓰러져 숨 막히고 정신을 잃어 의사 선생님이 산을 오르지 말라고 했다고 하시며 그런 시간 죽음이 오면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인기를 누릴만하게 누렸고, 사람들에게 인정도 받고, 사랑도 받고, 하느님의 일도 보람있게 하고, 할만한 일을 다하고 있으니 죽어도 행복하게 맞이하겠다고 합니다.

그 말씀을 듣고 저는 ‘저도 그런데요’ 속으로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조금 더 살아야 하겠습니다. 목자 없는 양들이 너무나 많이 수도원을 찾아오는데 그들 삶의 방향을 잡아주고, 푸른 목장으로 인도하고, 잃어버린 하느님을 찾아 주어야 하겠기에 더 살기 위해 이런 쉬는 시간을 병원에서 가지고 오늘 퇴원하려고 합니다. 주님은 저에게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으니 살아서 걸어 나오라고 하십니다.

사제로서, 목자로서 저에게 주어진 양들을 위해 목숨을 내놓고 그들을 영원한 행복의 길로 나가도록 기도하며 이끌도록 기도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