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를 기다리는 사람 <요한 7, 1-2. 10, 25-30>

모든 사건은 시간 안에 이루어지고 역사에 기록이 됩니다. 죽음의 시간이 가까이 오지만 때가 아니면 아무 일도 없습니다. 주님을 죽이려는 사람을 주님은 피해 지나가셨습니다. 아직 때가 아니었지만, 우리가 아는 대로 그들은 결국 주님을 잡아 죽이게 되어 있습니다.

계획을 잘 짜놓은 사람은 제시간에 해야 할 일을 처리하고 실천합니다. 수도 공동체의 일과는 시간을 나누어 모든 이가 편리한 시간에 기도하고, 미사하고, 묵상하고, 식사하고, 잠을 자게 됩니다. 이는 마치 시간 속에 살고 시간 속에 죽는 것과 같습니다. 종소리는 하느님의 부르심이라 생각하고 일어나고, 기도 시간에 맞추어 때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지정된 시간에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 때를 기다리는 삶입니다. 시간도 없이 일어나고, 잠을 자고, 시간에 깊은 관심이 없는 사람과 있는 사람은 생활의 규모가 다릅니다.

누구나 기다리지 않은 때가 있습니다. 죽음의 때는 아무도 기다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 시간을 기다리며 준비하셨습니다. 준비 없이는 그 고난의 시간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당신을 잡으러 오시는 사람을 마중 나가고, 인사를 받고, 묶이고, 온갖 수모를 감당하셨습니다. 십자가의 죽음까지 그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세 번씩이나 넘어지면서 옷이 벗겨지고, 십자가에 못 박는 그들에게 손을 펴시고, 발을 오므리고, 조용히 죽음을 맞이하셨습니다.

임종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사람은 참으로 복되십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영접을 받을 것입니다. 죽음을 피하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도 죽음을 피할 수 없습니다. 피하지 못할 죽음을 잘 준비하며 기다리는 사람으로 성부, 성자, 성령이신 하느님 품에 들어가 직복직관의 행복을 누리려는 사람으로 살기를 기도합니다. 어떤 처지에 있어도 주님이 찾아오시는 시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열 명의 동녀가 신랑을 기다리듯 기다립시다. 준비되었습니까? 두 손 들고 주님 앞에 나갑시다. 항상 웃는 얼굴로 살며 기다리는 사람은 주님의 은총 속에 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