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판단하기 전에 자기를 보자 <요한 8, 1-11>

우리는 밖을 보는 눈과 안을 보는 눈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남을 보고 자기를 볼 줄 알아야 서로 바르게 사랑하며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밖을 보며 안을 보지 못하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 하듯이 이런 소리를 듣게 됩니다. 오늘 간음하다 들킨 여인을 법대로 돌로 쳐 죽이는 형벌을 주려고 하니 주님은 이렇게 깨우쳐 줍니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이 순간, 모인 사람은 자기 내면의 눈을 가지고 자기를 보면서 “내 탓이요”하고 돌아갔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순절 자기반성의 기회를 갖고 더 깨끗한 마음으로 주님의 부활을 준비하고 부활의 기쁨을 누려야겠습니다.

이제 두 주일 후의 주님 부활을 노래하고 우리에게 참 생명을 주시려고, 죽음 뒤에 참 영원한 생명이 있다는 것을 알리려고 한 이 복음적 의미를 깊이 묵상하게 됩니다. 우리는 잘 안되는 일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자기는 결백하다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나라가 안되는 것, 교회가 안되는 것, 가정이 안되는 것, 자기 속한 공동체가 안되는 것 모두 “네 탓이다”하고, 자기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고, 다른 이만 원망하고, 비난하고 살고 있습니다.

며칠 전 고성에 산불이 나니 어떤 지성인이 “산불이 난 책임은 박정희에게 있다. 박정희가 새마을운동 하면서 산림녹화 사업을 하지 않았으면 산에 나무가 있지 않고 흙만 있어 산불이 날 이유가 없다.”란 말을 듣고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이든지 말할 수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가정의 불목을 “네 탓”이라 말하며 “내가 화가 나서 집안을 혼란하게 한 것은 너 때문이다. 저 사람 때문이다.” 다른 가족의 탓으로 돌리지만 집안 일이 잘 안 되는 것은 상대적이며 우선 자기 내면을 보아야 합니다.

피정하다가 사랑의 묘미를 이야기하니 어떤 어머니가 갑자기 일어나 자기 고백을 하면서 “나에게는 다섯 아들이 있는데 다 잘되고 말썽도 없는데 한 아들이 말썽부립니다. 온 가족이 머리를 싸매고 하느님께 저 아이 빨리 데려가 주시길 기도합니다. 그래야 우리 가정이 편하고 행복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들이 우리 가정을 하느님과 연결시키는 끈이었습니다. 이제 집에 가서 그 아이를 사랑하며 귀한 선물로 생각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 6개월 만에 저를 찾아와서 감사하는 말을 하면서 “우리 아이가 변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이런 아들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내 아들아” 하고 끌어안고 긍정적으로 대하니 변화가 생겼다고 합니다. 이같이 서로 긍정적 사고로 사랑하고 받아들이면 공동체는 살아납니다.

오늘 저는 모두가 각기 내면의 눈을 가지고 자기를 보며 자기를 통하여 너를 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