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를 하느님으로 보는 사람과 못 보는 사람 <요한 14, 6-14>

하느님으로 세상에 오신 분을 하느님으로 보는 사람은 복된 사람입니다. 옛날 시대뿐 아니라 지금도 증언을 듣고 알려주어도 주님으로 보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며, 보다가도 깊은 의식이 없거나 눈이 어두워져서 보던 것도 보이지 않아 주님을 잃어버리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주님과 오랫동안 함께 살고 있으면서 그분이 하느님이신 것을 모르고 보여달라 하신 것같이 우리도 그렇게 오랫동안 믿음의 삶을 살면서 우리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보지 못하고, 주님에게로 방향을 두지 않고 세상을 향해 살고 있습니다. 어려운 일이 닥치면 주님을 찾지만 보이지 않아 어려움 중에 사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미사에 참례하고도 그 안에 주님의 현존을 느끼지 못하여 헛 미사에 참례합니다. 미사의 은총은 자비, 일치, 생명인데 이를 깨닫지 못하여 의무감이나 교회의 전례로만 생각하여 하느님의 현존 안에 이루어지는 은총을 받지 못합니다. “지루하다. 미사가 길다.” 하며 그 안에 자비의 기도나 일치의 대화나 생명의 빵을 받아 모시고도 무의식중에 지나갑니다.

기도 안에 주님의 현존은 없고 독백만 하고, 자기 바람만 구합니다. 주님을 만나 사랑의 깊은 관계를 잊어버리고 형식적, 습관적, 믿음의 삶을 살다가 더 현실적 필요가 생기면 하느님을 잊어버리고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느님의 은혜 속에 생명을 유지하고 살고 있으면서 그런 것은 으레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새로운 아침 허락하여 하루를 살고 있으면서 당연히 오는 것으로 감사와 찬미를 잊어버리고 삽니다. 숨을 쉬며 생명이 유지되는 것을 당연지사로 보고 있지만, 산소 공급이 없으면 생명이 유지되지 못 하고 저 멀리 태양도 빛과 힘을 주지 않으면 지구상의 생명이 유지되지 못합니다. 오늘 아침 밥상에 놓인 음식도 땅이 없으면 올라올 수 없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하늘과 땅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업적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현존을 바로 앞과 뒤에 두고 찾고 있습니다. 모든 느낌과 만남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을 만나 감사와 찬미의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