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의 사명은 나의 사명 <루카 1, 57-66. 80>

어떤 일이든 시작하고 마치기 위해서는 계획이 있고, 실질적 준비와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시고 인류 구원을 계획하여 창세기부터 약속한 하느님의 계시는 강생의 큰 신비이며 이로써 인류에게 희망을 주시고 기대하던 구원이 성취되었습니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심을 마리아가 믿고 따르게 한 계기는 요한이 잉태된 것이었습니다. 탄생한 그분은 가문의 이름과 다른 요한이라는 이름을 받은 것은 하느님에게 속한 사람, 선택된 사람이란 뜻입니다. 저도 주님의 사람으로 선택될 때 그레고리오란 이름을 받고 수도자로 하느님 안에 새로 태어났습니다.

사도행전 13, 22-26에 역사를 증언하는 말씀이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요한이 사명을 마칠 무렵“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나는 그분이 아니다. 그분께서는 내 뒤에 오시는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하셨다고 합니다. 요한의 사명은 주님이 오시기 좋게 길을 닦아 드리는 분으로 메시아의 오심을 준비하는 존재입니다.

오늘 우리 수도원은 큰일을 앞에 놓고 기도와 침묵의 시간을 가지고 오후 2시를 준비합니다. 첫 신품을 받는 형제를 준비합니다. 여기에 저는 아침 묵상을 하면서 “사제야 너는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사제는 구원이 필요한 사람들을 주 앞에 모시고 가기 위한 일꾼일 뿐입니다. 우리의 많은 선배가 이를 위해 이곳에서 살고 죽고 하여 사명을 다하였습니다. 예수와 같이 살아야 하지만 예수님은 아니고, 지금부터 하느님의 뜻에 합당한 자로 살고 주님의 길을 준비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 사명은 오늘 사제품을 받는 사제뿐 아니라 이미 세례성사를 받은 사람은 이와 꼭 같은 사명을 가지고 세례명을 받고 주님의 삶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미사 때마다 파견 식을 합니다.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하시오.” “사명을 받았으니 받은 사명을 전하시오.” 그리스도의 생명을 받고 그리스도로 새로 태어났으니 그리스도가 복음이 되어 복음을 전하듯이 나도 그리스도가 되어 그리스도를 전하는 사명을 요한 세례자 같이 목숨을 다하여 살 때 오늘 세례자 요한의 축일을 지내는 하느님의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나는 과연 요한과 같이 주님 앞에 나서서 하느님의 진실과 사랑을 살고 있으며 이웃에게 감동과 열정적 이끌림을 주고 있는지 반성하고 실천하도록 기도합니다.

오늘 새 사제와 믿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