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만이 의심과 의문을 풀어 깨우쳐 주신다. <요한 20, 24-29>

의심과 의문을 품은 사람은 물어서 진리를 알고, 현실을 바로 파악하고, 깨우치게 됩니다. 토마 사도는 알고 깨닫고 싶어 주님의 상처에 손을 대보아야 믿을 수 있다고 하여 주님은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신 모양을 상처를 통해 보여주시어 믿음을 고백받았습니다. 그러나 주님이 승천하시는 날에도 마태복음에 “절하면서 의심하는 사람이 있었다.” 기록되어 있습니다. 믿음이 깊어지고, 의미를 알고 깨달으려고 하면 의심은 당연합니다. 어느 날 프란치스코 현 교황님이 젊었을 때 하느님의 존재를 의심하셨다고 하시며 겸손한 신앙고백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높은 믿음의 경지에서 말씀할 수 있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외적으로는 신앙을 떠난 적은 없지만, 내적으로는 ‘참으로 하느님이 계신가? 어떤 모습일까? 보여주시면 좋겠다. 왜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서 인류의 구원이 필요한가? 선하신 하느님의 참모습을 알지 못해서인지 왜 사람들은 모질고 악하고 무자비하고 사랑하지 못하는가? 하느님은 참으로 우리와 함께 현존하시는 분인가?’ 이런 의문은 내 안에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깨달음과 체험이 있어 또 다른 의문이 생길지는 모르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성령을 통해 듣고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은 영적 존재로 눈으로 볼 수는 없으나 느낌이나 마음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보여 주세요” 소리를 주님 들으시고 성령을 통해 가르쳐 주셨습니다. 거울을 통해 나를 보다가 내 안에 하느님의 모상이 있고 하느님으로 창조됨을 깨닫고 내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과 함께 사는 법을 익히고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하느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의문을 품고 살다가, 나를 사랑하셔서 십자가 위에서 고통받으시고, 돌아가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님을 위해 나도 생명을 내놓고 사랑해야 함을 깨닫게 되어 고통은 나를 행복하게 합니다.

하느님은 자비로우신데 세상은 끊임없이 무자비하게 비참한 세상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죽음, 병, 비참한 생활, 살인.

그러나 세상이 목적이 아니라 더 나은 세상, 영원한 세상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은 나에게 큰 희망을 주어 행복하게 살게 합니다. “하느님은 나와 함께 계시는 분인가?” 나는 우주의 이치를 알아보고 태양이 없으면 살 수 없고, 공기가 없으면 한시도 숨을 쉴 수 없으며, 태양의 에너지 속에 있고, 공기 안에 있다는 것으로 하느님은 내가 찾는 곳 어디서나 나와 함께 현존하심을 깨닫고 있으니 두려울 것 없이 마음 편히 살고 있습니다. 세상의 갈등과 싸움은 인간 각자가 자기 욕망에서 자유스럽지 못한 이유입니다. 그래서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저는 많은 의문 속에도 성령의 이끄심을 받고 성령의 소리를 듣고 사는 사람, 보지 않고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는 말씀이 우리의 말씀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