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앞에는 높고 낮음, 위와 아래 차별은 없다. <마태 20, 20-28>

세상의 이치는 높고 낮은 자리 위아래가 있지만, 하느님 나라에는 이런 차별은 없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너희는 내 잔을 마실 것이다.” 하시며 하느님의 사랑에 사랑으로 보답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고 혹시 “너희 가운데 높은 사람이 되려는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하시며 교회 안에 기본적 신분의 평등을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20세기에 와서 교회는 알아듣고 바티칸 2차 공의회에서 피라미드식 서열은 원으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전례 헌장의 개혁적 변화는 제단을 돌려놓고 벽을 보고 미사를 드리던 것을 신자들을 보고 둥글게 모여 전례가 진행되는 것은 교회 개혁의 전환이었습니다. 원에 교황, 주교, 사제, 수도자, 신자가 둘려있고 원 중심에 하느님 현존을 나타내 보임으로써 위아래가 없어졌습니다. 교황이나 주교나 사제를 따르는 삶이 아니라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도록 선포하신 것입니다. 교회 안에서 높고 낮은 구별로 사제가 되거나, 주교가 되거나, 교황이 되면 세상의 권력 구조처럼 생각하고 행세한다면 오늘 복음에 두 아들의 어리석은 어머니처럼 “하나는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게” 해달라고 청하는 것처럼 됩니다.

민주주의 나라에서 선출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은 섬기는 사람이고 주권자인 국민의 심부름꾼입니다. 어떤 기자가 청와대는 권력기관이니 나라에서 일어난 사건을 바로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아니다. 대통령에 선출된 사람이 섬기는 사람이면 그를 도와서 일하는 단체는 국민의 봉사자로 일해야 하지 않는가?’ 그러려면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거짓 없이 말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권력의 힘으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충실한 종이 아닙니다. 이 세상은 옛날 봉건주의 전제주의 시대가 아니라, 말 그대로 자유민주주의 시대입니다.

저는 한때 어리석은 생각을 하면서 자라났습니다. 공부를 어렵게 시작한 학교는 상선 고등학교 즉, 배를 타고 선장이나 기관장이 되는 학교였는데 공부하면서 나중에 아주 큰 배의 선장이 되는 꿈으로 공부하다가 사제의 꿈을 받고 사제가 되면 멋진 사제로 이름을 내는 사제가 되려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꿈을 접은 것은 공의회 덕분입니다. 나는 하느님의 종으로 살며 섬기고, 나누고, 친교를 이루고 살아야 할 책임감으로 나이 86인데도 상담자에게 봉사하고 하느님의 종으로 사는 행복을 누리고 살고 있습니다. 오르고 높이 사려고 하는 욕망은 쓰레기통에 버리고 깨끗하고 따뜻한 사제로 살기를 기도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제 8시 30분에 약속한 상담자를 만나러 나가야 할 시간입니다.

교회의 모든 종사자가 높고 낮은 자리가 아니라 있는 자리에서 하느님의 참 사도로 복음을 전하는 사람으로만 살기를 기도합니다. “이 잔을 마실 것이다.”

주님의 수난과 십자가의 죽음에 동참하는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