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듣고 깨우치는 사람은? <마태 13, 18-23>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깨닫는 사람은 말씀을 듣는 바탕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바탕은 모든 일의 본질입니다. 구약의 모든 율법을 듣고 실천하는 사람은 율법의 본질이 사랑인 것을 모르거나 지니고 있지 않으면 율법을 지키며 살 수 없습니다. 이같이 말씀을 듣는 바탕을 아는 것만이 아니라 깨우치는 것은 바로 사랑이 본질입니다. 사랑이 없는 대화는 효과가 없으며 경쟁에서 이기고, 상대방의 약점이나 찾고, 공격이나 반대하려고 하면 어떤 일도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사랑의 기본이 되는 “나를 사랑하는 만큼 너를 사랑하라”는 새로운 계명의 바탕이 없으면 마음이 차가운 땅, 기름기 없는 땅, 부정적 땅에 뿌려진 씨앗과 같습니다.

하느님은 우리와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 대화의 관계를 맺고 좋은 실천의 결실을 보려고 하십니다. 대화는 땅에 씨앗을 심는 것같이 진실한 의미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나누어야 합니다. 나는 너를 사랑하고 너는 나를 사랑하는 마음의 바탕이 있어야 실천을 위한 말이 성립됩니다. 실천이 없는 대화는 허공에 소리 지르는 것과 같습니다. 왜 남북 대화가 이루어져 평화 통일이 이루어지지 않는가? 그 안에는 진실한 대화의 씨앗이 없는 형식적인 모양만 보였기 때문입니다. “너는 내 말을 들어라” 서로 사랑의 바탕이 없는 대화만 계속되기 때문입니다. 각기 자기 생각을 버리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무력이나 재력이나 거짓으로 포장한 말, 자기 이상이나 고집스러운 주장으로는 일치는 불가능합니다. 경제력으로 흡수 통일이나 이념적으로 적화 통일이 아니라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평화 통일이어야 합니다.

이같이 대화는 내 권력,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온유하고 겸손한 사랑으로 대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어떤 이가 피정에 참례하며 사랑의 강론을 듣고 피정 끝에 느낀 바를 이야기하는 시간, 불통인 자녀와 대화를 하겠다고 하면서 지금까지 말이 통하지 않아 매일 기도를 하면서 “저 자식을 없어지게 하소서” 했답니다. 이 말썽꾸러기 자식이 하느님과 가족의 연결고리라 생각하고 받아들이기로 마음먹고 실천하려고 했습니다. 이렇게 사랑을 체험한 그 신자가 집에 가서 그 아들을 끌어안고 “너 때문에 우리 가정이 하느님을 찾고 하느님을 부르며 산 것은 은총이다.”하고 감사하며 받아들이고 살다 보니 그 아들이 사랑으로 바른 사람이 되었다는 말을 한 6개월 후 저를 찾아와서 했습니다. “사랑은 위대하다. 서로 사랑하는 길만이 사는 길이며 결실을 얻는 길”임을 알게 해주셨습니다.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대화 속에 하느님 말씀의 씨앗이 우리 안에 자라 많은 열매를 맺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