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은 어디 계시나? <루카 11, 1-13>

주의 기도문을 시작하고 “하느님이 어디 계십니까?” 하면 하늘에 계십니다. “아닙니다. 어디나 계십니다.” 하느님은 내 마음속에 계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떻게 계십니까?” 하면 믿음으로 안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하느님 아버지는 사랑과 진실로 계십니다.” 사랑의 모습으로 내 안에 현존하십니다. 혹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하고 부르셨는데 “나를 왜 불렀느냐?” 하는 소리를 들어 보셨냐고 물으면 “아니요” 합니다. “그러면 기도는 무엇입니까?” 물으면 “하느님과 대화”란 말을 합니다. 대화는 진실과 사랑과 실천이 따라와야 참 대화인데 기도는 했지만 참 기도는 못 하신 것입니다. 시편 기도를 할 때 마음이 뜨거워져야 하는 것같이 하려면 사랑하는 사람을 앞에 불러놓은 다음 말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질문을 받으면 “왜 하느님은 그렇게 기도했는데 나에게만 이런 고통을 주십니까?” 오늘 복음에도 “청하면 주실 것이다.” 하셨는데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의 기도는 청하고, 하느님이 주시는 것에 찬미 감사해야 합니다. “남편의 회개를 위해 30년 기도해도 아직도 버릇을 못 고치고 나를 힘들게 합니다.”

기도는 무엇인가? 사부 성 베네딕도는 규칙서 8장~20장에서 기도에 관한 이야기를 하십니다. 16장에 “기도는 하느님의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기도와 일은 떨어진 말이 아니라 하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일 안에 기도가 있고 기도 안에 일이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 수도원은 일자리가 많이 있습니다. 농장, 인쇄소, 목공소, 출판사, 차 부, 집안일, 저는 나이 들어서인지 그 많은 일 중 하나도 없습니다. 밥 먹고, 자고, 기도하는 행동 외 다른 일은 없지만, 우리 수도원의 표어처럼 기도하고 일하는 수도자입니다. 기도가 일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농담 삼아 기도의 종이 울리면 “밥 얻어먹으려면 기도하러 가야지”하고 일어납니다.

기도는 청하고 찾고 두드리는 것만이 아니고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을 찬미하고 감사하는 것입니다. 저에게 기도하는 이유를 묻는다면 “행복해지기 위해 기도한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주님의 기도가 하늘과 땅의 주인이시고, 아버지의 거룩함에 참례하고, 그 나라에 살게 하시고, 아버지의 뜻이 내가 사는 현실에 실현되게 하시기 때문입니다.

후반부에 제가 필요한 것을 주시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침 일어나면 처음 성경을 펴서 기도하는 내용은 에페소 3장 14-21까지입니다. “나는 하늘과 땅 위의 모든 족속에게 이름을 지어 주시는 아버지께 무릎을 꿇고 당신 영광의 부요함에 따라 당신의 영을 통하여 저에게 힘차게 내적 인간으로 굳세어지게 해주시며 또한 믿음을 통하여 저의 마음속에 그리스도께서 머물도록 해 주시기를 빕니다.”로 기도하고 다음 일을 합니다. 찬미와 감사입니다. 이로써 기도는 저에게 행복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