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사람에게 죽음은 없다. <요한 11, 19-27>

나자로의 죽음을 앞에 놓고 마르타와 주님의 대화는 우리에게 희망을 줍니다.

“주님이 여기 계셨다면 오빠가 죽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말에 주님은 “네 오빠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살아서 나를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하셨습니다. 저는 믿음으로 사는 이에게 죽음이 없다는 것을 믿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말이 없지만 나자로는 죽어서 무덤에 묻혔을 것입니다. 그러면 믿는 사람에게 죽음이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우리 믿음의 본질은 주님이 십자가에 돌아가셨다가 다시 살아나셨다는 것입니다. 이 부활의 신비는 믿는 사람에게는 죽음이 죽음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살아난다는 믿음입니다. 그래서 믿는 이들에게 죽음이 없다는 말입니다.

어느 날 수도원 안내실이 떠들썩하게 울면서 들어오시는 분이 신부님을 찾기에 마침 제가 그 자리에 있어 그분을 모시고 상담실로 들어가 연유를 물으니 “아들을 갑자기 잃은 어미로 살아야 하겠습니까? 죽어야 하겠습니까?” 갑자기 준비 없이 죽었으니 지옥에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불쌍해서 죽고 싶다고 합니다. 저는 더 많은 말을 듣고 “당신 아들 요셉은 지금 살아서 하느님 아버지 품에 있습니다.” 하니 “참말로요?” “진실하시고 사랑이신 아버지와 영원히 함께 살아있습니다.” 하니 눈물이 웃음으로 바뀌어 평화와 가쁨으로 집으로 가셨습니다. 그 부인은 믿음으로 제 말을 받아들이고 아버지 품에 살아있는 아들을 보았습니다.

또 한 예는 한 부인이 피정 지도하는 저에게 찾아와 울면서 “저는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일 년 전 남편이 죽었는데 양심의 가책으로 힘이 듭니다.”

남편이 삼 년 동안 죽을병이 걸려 병간호하는 동안 죽었으면 하고 짜증을 냈는데 지금은 그 남편이 병석에서라도 살아있으면 좋겠다고 그리움이 사무친다고 했습니다. 여러 위로의 말을 하다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죽은 남편을 살리세요.” “어떻게요?” “지금 믿음으로 당신과 함께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좋은 곳에 여행 가서도 함께, 지금 여기 오셔도 함께 있으며 대화를 나누세요.” “여기 참 아름답네요.” “여기 신선하네요.”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소리도 못 듣고, 저 하늘에 계신다고 믿는 주님을 늘 기도 때마다 불러서 주님과 함께 있으며 ‘주님을 찬미합니다.’ ‘주님께 감사합니다.’ 아니면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 이것이 우리의 믿음입니다. 그래서 당신이 살려놓은 남편을 만나 하느님 사랑하듯 사랑하시면 행복해지실 것입니다. 이것이 사랑의 삼 단계, 있기만 해도 좋다는 생각입니다.”

주님은 우리의 믿음으로 살리시는 분이므로 믿는 분에게 평화와 기쁨이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