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 청하여 얻고자 하는 것 <루카 11, 5-13>

사람은 자기 위치에서 바라는 것, 필요한 것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어제 우리나라는 두 가지 소리가 서울 천지를 울려 퍼지면서 조국을 반대하는 사람과 지지하는 사람으로 갈려 문 대통령에게 호소하는 장면을 보면서 이런 기도를 드렸습니다. “36년의 일제 억압에서 구해주시고, 6.25란 전쟁에서 이 나라 대한민국을 구해주시고, 빈국에서 세계 10위권에 살게 해주신 이 나라를 온갖 시련에서 구하시고, 공산주의 사상을 따르려는 나라에서 자유 대한민국을 이 땅에 보존하게 하소서.”

“우리에게 좋은 것만 주시는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 이 나라를 보시고 이 어려움에서 구해주시고 주님을 평화 안에 섬기고 찬미 찬송하게 해주소서.”

오늘 복음에 구하는 이에게 원하는 대로 주시겠다고 하셨는데 저는 우리가 기도를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주님을 떠납니다.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 하시는 말씀을 듣고 내가 바라는 것은 하느님의 성령이며, 하느님 자신을 찾고, 만나고, 친교를 맺으며 아버지 하느님께 모든 것을 얻고 영원한 행복에 사는 것입니다. 권력도 아니요, 재력도 아니요, 명예도 아니요, 오로지 주님뿐입니다. 사실 기도는 주님을 만나 주님 안에 사는 것입니다. 주시는 모든 것은 사라지고 먼지와 같은 것입니다.

어느 부부가 살다가 도저히 함께 살 수 없고 원하는 것이 서로 달라 의논 끝에 이혼하기로 하고 가지고 있는 것 공평하게 나누기로 하고 이것은 네 것, 저것은 내 것, 마지막으로 아들은 네 것, 딸은 내 것으로 나누다가 마지막에 도저히 나눌 수 없는 것이 있었습니다. “혼인 성사 때 서로 하나로 살기로 약속하고 그렇게 사랑하고 살았으니 당신은 누가 하고 나는 누가 해야 할까요?”하고 생각하다가 결국 너는 내가 하고, 나는 네가 하기로 정하니 이혼 못 하고 서로 한집에 살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백성입니다. 아무도 이 나라를 떠나서 살 수 없습니다. 분열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의 일치입니다. 우리 안에서 일치도 이루지 못하면서 70년 이상 이질적 문화 환경에서 살던 우리 민족이 이상만 가지고 하나가 되겠습니까? 아닙니다. 먼저 우리가 하나 되고 민족이 하나가 되도록 서로 길을 합리적으로 찾아야 합니다. 당파나 감정이나 자기 생각을 버리고 애국 애족하는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며 일치와 번영의 길로 나가야 합니다.

자유민주주의 안에서 지금껏 살아온 것처럼 잘살기를 기도합니다. 개인적 실수나 잘못보다 전체가 하나 되어 자유, 평화, 기쁨의 나라로 되어가기를 기도합니다. 서로 모여 진정한 대화를 나누며 일치를 이룹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