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법과 하느님의 법 <루카 11, 42-46>

인간의 조직 안에서 해야 할 일과 하느님의 뜻 안에서 해야 할 일은 구별됩니다. 인간의 법에만 의지하면 불행하고, 하느님의 일에 관심을 가지고 그 뜻을 실천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하십니다. 법이나 조직에 필요한 일만 중하게 생각하고 진실과 사랑으로 생각해야 할 일을 소홀히 한다면 인간을 위해 돌아가신 주님 십자가 죽음의 의미를 살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미사 전례에 사람의 조건을 생각하지 않고 전례의 절차만 강조하면 한쪽만 알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권력이나 자리에 따른 예모를 생각하지 않고 권력만 행사하려고 하면 외눈박이 인생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내가 보고, 듣고 하는 것에만 치중하고 다른 사람이 보고, 듣고, 알고 있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내가 본 것, 들은 것만 생각하는 사람은 본질적인 것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니 불행한 사람이 됩니다.

사람에게 눈과 귀와 코를 두 개 주시고, 양손을 주시고, 양발을 주신 이유는 한쪽만 보지 말고, 한쪽만 듣지 말고 받은 손, 주는 손, 양발로 균형 있게 살기 위한 것입니다. 하나만 보고 듣고, 둘을 모르는 사람은 막힌 사람이고 불행한 사람입니다. 법을 만들 때도 한쪽만 유리하게 만들면 많은 사람이 힘들어집니다. 법을 만인에게 평등하고, 공평하게 만들고, 같은 조건이면 모두가 혜택을 받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평화를 보는 관점도 한쪽으로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평행선을 이루어 서로가 주고받아야 합니다. 주종관계 아니라 인격적인 만남으로 일치해야 합니다.

세상에 오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를 사람으로만 보거나, 하느님으로만 보면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의 신비를 알아듣지 못합니다.

보편적이라고 하는 천주교도 어떤 편견과 편협한 생각을 가지고 살면 외눈박이, 반벙어리, 절름발이의 균형 잃은 삶을 삽니다.

세상은 어제의 법대로 다스려서는 급하게 변화되는 세상에 적응할 수 없습니다.

한 가정도 처음 시작할 때 생각과 전혀 다른 조건이 생기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적응해야 합니다. 인심은 “조변석개”라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르게 적응해야 합니다.

요사이 세상을 보면 제대로 똑똑하지만, 지혜가 없어서 한쪽만 생각하여 원망, 비난을 받는 사람이 있습니다. 생각을 바꾸고, 마음을 비우며, 자연의 흐름을 따르듯 지혜롭게 살아가야 합니다. 교회가 독신 제도를 따르다가 성당이 비게 될까 걱정됩니다. 빈부 격차를 없애려고 소득 증대 방법으로 경제를 밀고 가다가는 모든 기업이 문을 닫으며 그나마 있던 소득원이 없어집니다. 그 법이 아니면 한쪽으로만 고집하지 말고 더 합리적이고 필요한 법을 만들어 경제를 살려야 합니다.

믿는 사람들이 외눈박이, 절름발이로 살지 말고 올바른 사고와 실천을 하는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