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는 것, 하느님의 것 <루카 10, 1-9>

모든 존재의 근본이시며 모든 것을 존재하게 하시는 분이신 하느님은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의 주인이시며,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을 주시고 보존하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오늘 72인을 지명하셔서 파견하시며 추수 일꾼으로 사명을 주셨습니다. 파견의 삶은 이리떼 안으로 보내시는 것같이 힘이 듭니다. 이런 사명을 지니고 파견되는 사람은 가난하고, 겸손하고, 온유한 마음으로 주님의 평화를 나누어주라고 하십니다.

파견받은 사람은 자기 것을 나누어주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것을 나누어 주고, 하느님의 것으로 받아들여야 자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파견되는 것입니다.

나는 사제가 되면서 하느님께서 보낸 사람으로 하느님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전해주고 하느님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가게 되기를 바라며 살아왔습니다. 전해주는 모든 것은 내 것은 하나도 없고 모두가 하느님의 것입니다.

이같이 모든 공직자는 나라를 위해 일하도록 파견받고 각자 자기 자리에서 임무를 다하지만, 그 자리는 영구히 자기 것이 아닙니다. 자기의 능력을 다한다고 해도 그 능력도 받은 것이고, 능력을 사용하는 것도 내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한 나라의 것입니다.

대통령으로 선출되어도 그 자리는 나라가 없으면 일할 수 없으며, 한 나라가 있어서 주어진 자리이며, 그 자리는 나라를 위해 봉사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빈 마음 가난한 마음으로 정해진 시간 안에 일하다가 다음 사람에게 넘겨주어야 합니다. 자기 것인 양 자기 생각대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이치에 맞게 순리를 따라, 정의와 질서에 따라 법대로 일해야 합니다.

다른 직책도 같은 모양으로 임해야 합니다. 자기 생각이나 자기편의 생각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어제 국회에서 국가 기관 업무 감사와 질의응답을 보면서 네 편 내 편에 따라 말이 다른 모습을 보고 혼자 웃었습니다. 어제는 원수처럼 대하던 사람이 오늘은 친구처럼 이야기하고, 어제는 자기편으로 알고 말하던 사람들이 오늘은 원수처럼 대하는 모습을 보고 ‘이 사람들이 국민을 대표해서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인가?’ 믿고 봐야 하는지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자기 것, 우리의 것으로 생각하고 사는 사람과 내 것이 아니고 하느님의 것으로 알고 사는 사람은 근본적으로 삶의 태도가 다릅니다. 내 것이 아니면 크고 작은 것에 마음 빼앗기지도 않고 마음의 참 평화를 누리고 살며, 각자의 깊은 자리에서 양심이 일깨워 주는 대로 삽니다.

내 것, 네 것으로 생각하면 우주가 자기 것이 되기를 바라며 갖은 욕망에 시달리며 원수도 생기고 미움, 저주, 비난, 막말, 욕지거리를 서슴지 않고 해대며 자신을 망치고 다른 이도 망칩니다. 자유도 평화도 기쁨도 없이 삽니다.

시편 16장 11절 하느님에게서 생명을 받고 하느님의 사람과 하느님 나라에 사는 사람은 다음 시편을 통해 느낌이 올바른 인생의 길을 가도록 이끄십니다.

“당신께서 저에게 생명의 길을 가르치시니 당신 면전에서 넘치는 기쁨을 당신 오른편에서 길이 평화를 누리리다.” 이렇게 모든 것이 내 것이 아니고 하느님의 것으로 알고 사는 사람은 마음의 평화와 기쁨을 누리고 살 것입니다.

<시편 16장은 “하느님 앞에 있는 즐거움, 하느님은 내 재산의 모든 것, 하느님만이 나의 행복이십니다.”의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