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은 은총의 원천이다. <루카 12, 49-53>

오늘 복음은 “평화를 주러 오시지 않고 분열을 주러 오셨다.” 하십니다. ‘우리는 평화를 갈망하는데 주님은 우리를 멸망의 길로 이끄시는 분이 아닌가?’ 의심이 생깁니다. 그러나 참 평화는 불같은 열정, 참 진리를 알려면 “불가마 몇 번 달구어져야 단단한 쇠가 되듯이 고통으로 단련되지 않은 현실은 작은 장벽도 뚫지 못합니다. 불로 달구어진 칼은 단단한 것을 쉽게 자르고, 불 속의 쓰레기를 처분해야 깨끗하게 되고 정화되어 참 평화를 얻을 수 있습니다. 평화는 이같이 정화나 순수함으로 변화시킴으로 얻어지는 것입니다. 전쟁은 평화의 선행 조건입니다.

2차 세계대전은 인류를 하나로 일치 시켜 참 평화를 얻는 길을 만들어주었습니다.전쟁이 없었으면 우리 민족은 일본 사람 밑에 노예처럼 살았을 것입니다.

맥아더 장군이 퇴역하면서 “나는 참 군인으로 살았습니다. 그러나 참 평화를 바라고 살지만, 평화는 전쟁을 통하지 않고는 얻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전쟁에 참여했습니다.” 즉, 전쟁 없이는 참 평화가 없다는 말입니다.

바르고 참된 삶을 살려면 고통과 싸워서 극복해야 합니다. 아니 고통이 없으면 행복이 없으며 고통을 통해서 자유, 평화, 기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세상의 참 지도자는 수많은 고통을 극복한 사람들의 업적입니다.

우리나라가 해방 후 세계의 꼴찌 나라에서 세계 20대 나라에 들 만큼 발전하고 잘살게 된 것은 일제의 억압에서, 6.25란 전쟁의 고통에서 잘살고자 하는 의지가 불타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신자가 불을 지르러 오신 이유, 평화가 아니라 분쟁을 주러 오신 이유를 깨닫지 못하면 주님의 십자가 의미를 믿고 따르지 못하고 자기 어깨에 짊어진 십자가를 원망과 절망에서 갈 길을 찾지 못하여 행복도 평화도 누리지 못하게 됩니다. 주님은 십자가 없는 길을 가라고 하시지 않고 각기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사제가 되어 공소 사목을 주로 했는데 60년대의 한국 농촌은 먹을 것, 입을 것 없고 숨을 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이곳에 가면 영양실조 걸린 사람이 많고, 옷이 없어 몸을 숨기고 살며, 땔감은 부족하고, 마시는 물도 불결하고, 비만 오면 산이 무너지고 농토를 잃고, 일차 산업도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이차 산업화와 더불어 농한기도 없고, GNP도 오르고, 살기 좋게 된 것은 그 고통을 극복하려는 국민적 노력과 지도자의 지도력이었습니다.

오늘의 고통 현상도 더 좋은 세상으로 가는 하느님의 은총이라고 생각하며 “너 때문에”가 아니라 “나 때문에”라는 의식을 가지고 분열을 평화로 이끌려면 십자가에 희망을 품고 십자가를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내가 되어야 고통 속에서 은총을 충만히 받고 가난한 이가 하늘나라에 살고, 우는 이가 웃게 되고, 미움이 축복과 찬미로 바뀝니다.

저는 고통 중에 시달리는 사람을 위해 직접 상담하고 기도로써 함께 살려고 합니다.

아침마다 수도원 복도에 있는 십자가를 잡고 “주님! 오늘 십자가를 피하게 하지 마시고 주님과 함께 모든 십자가를 지고 가게 해주소서.” 기도합니다.

한알의 밀알이 땅에 들어가 썩지 않으면 죽어서 실낱같은 생명이 나오지 않습니다.

예레미야서 31, 10-14 안에 “나는 그들의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고 근심에 찼던 마음을 위로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