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세상과 시간 속 세상과의 관계 <루카 20, 27-40>

11월 내일이면 막바지에 와서 죽은 이들을 생각하고 계절의 막바지에서 자기 죽음도 묵상하며 오늘 복음에 “이 세상 사람은 장가도 시집도 가지만 부활의 새로운 삶을 사는 사람은 장가도 시집도 가지 않는다.” 이 말씀에 죽어서 영원한 세상이란 어떠한가를 생각하고 생각하니 세상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세상이라 생각해봅니다. 시간과 공간 안에 사는 세상과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신비스러운 세상임에는 틀림이 없겠지만 여기서 하지 못한 것을 보상받는 세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래전에 피정을 시키면서 “죽어서 영원한 세상은 보통 생각하는 세상이 아닙니다. 아름다운 정원이 있고, 먹거리도 풍부하고, 일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가 아닙니다. 그런 천국은 없습니다.” 하니 신부님이 천국이 없다고 말한다고 주교관에 고발당해 주교님에게 불려가서 야단맞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도 세상을 옮겨놓은 세상이 아니라고 합니다. 세상에서 볼 수 없는 세상이지만 그 세상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나라입니다.

그 영원한 세상은? 

1) 악이 존재하지 않은 세상

2) 차별이 없는 세상

3) 위아래가 없는 세상

4) 불행이 없고 행복만 있는 세상

5) 죽음이 없는 세상

6) 편 가름이 없는 세상

7) 내 것 네 것이 없는 세상, 모든 것을 공유하는 세상

8) 싸울 일이 없는 세상

9) 보는 것이 아름다움이며 듣는 것이 감동과 찬미 소리인 세상

10) 선으로 가득 차고 좋은 것만 있고 행복이 넘치는 영원한 세상입니다.

11) 하느님과 함께 사는 세상입니다.

그리 생각하니 영원만 빼고 이런 나라를 각자가 원하기만 하면 이루어질 수 있는 세상입니다.

죽음 뒤에 오는 세상을 앞당겨 살아볼 마음은 없습니까? 있다면 하느님이 사랑이신 것처럼 지금 자비롭고 사랑 자체인 하느님을 마음 깊은 곳에 모시고 하느님의 현존 안에 살면 그 영원한 세상을 여기서부터 지금 살 수 있습니다.

믿음과 희망과 사랑 안에 이루어짐을 “아멘! 아멘! 아멘!” 하며 따라 살기를 기도합니다. “나는 살아있는 사람의 하느님이다.” 이 말씀은 하느님을 사는 사람은 죽음이 없다는 말씀입니다. 저는 확실히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