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바른 평가는 역사와 현실이 다르다. <마태 11, 11-15>

오늘의 영웅이 내일은 졸장부가 되고 오늘의 졸장부가 내일의 영웅이 되기도 합니다. 사람의 평가는 평가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저는 70이 훨씬 넘게 살면서 대한민국의 10여 명의 최고지도자와 현실 안에서 함께 살았습니다. 그 실적을 판단의 기준으로 이런 분 저런 분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세운 이승만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시작했지만, 오늘의 발전한 민주주의에 따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합니다. 그 당시에 지도자들을 보면 다 함께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 새 나라를 세웠는데 왕조는 아니었습니다. 정치적 인물 하나하나 평가는 역사적 의미가 더 큰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주님이 세례자 요한을 평가하시며 그때까지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이 없다고 하시면서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 이 말씀은 무엇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세례자 요한 시대는 하느님 나라가 이 땅에 시작하고 완성되지 않은 시대였고, 주님이 완성한 하느님의 나라는 주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로 완성되었습니다. 이 나라에 사는 사람들, 사도들부터 교부들 수도회 창설자 믿음을 위해 순교한 사람들 모두가 세례자 요한보다 위대하십니다.

하느님 나라의 속성은 왕이시고, 사제이시며, 예언자이신 주님을 모시고 물과 성령으로 세례성사를 받은 공동체의 사람들이 주님을 따라 주님의 왕 직, 사제직, 예언 직을 실천하며 살아가고, 폭행을 당하는 하느님 나라를 지키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는 사람들 분명히 요한보다 나은 자리에 있습니다. 그러나 믿음을 저버리고 주님을 떠난 유다 같은 사람에게는 그런 자격을 주지 않습니다.

또한, 수도원에서 서원하고 죽기를 한하여 끝까지 살아낸 사람은 높이 사야 합니다. 제가 이 위대한 대열에 있을 것을 과거의 나의 모습을 보고는 아무도 몰랐을 것입니다. 막노동, 시장에서 채소 장사, 기관에서 급사로 일할 때의 저를 알아본 사람은 없지만, 주님의 사도로 일하는 저를 보고 하느님 나라의 요한보다 큰 사람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왜관 수도회에서 70년 가까이 함께 살며 생활하던 사람들을 역사적으로 평가를 할라치면 이런 사람 저런 사람으로 평가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모두가 수도자로 잘 사시다가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셨다고 판단됩니다. 이제 우리도 뒤에 후배들이 올바른 역사적 판단을 하도록 잘 살아서 요한보다 더 광야의 소리, 하느님 나라의 선포를 하도록 후회 없는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 어디에 있다는 것보다 그곳에 적합한 사람으로 사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