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하며 살자 <요한 20, 2-8>

우리는 본능적 욕구로 남보다 앞서고, 불법으로 추월하고, 능력이 없어도 욕심 때문에 앞서기를 잘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런 부정적 행위는 정치 질서를 무너트리고 사회를 불안하게 합니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란 아름다운 정서를 잊고 살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아주 미미하게 보이지만 주님이 부활한 무덤에 젊은 요한 사도가 먼저 도달했으나 보기만 하고 들어가지 않고, 베드로 사도가 먼저 들어가 확인하도록 양보한 아름다운 모습을 봅니다.

우리나라 동방예의지국에서 어른이 밥상에서 수저를 들고 먼저 음식을 먹기 전에 아이들은 먼저 먹지 않습니다. 차 안에 편한 자리는 어른에게 양보하는 좋은 습관이 있었는데 양보심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먼저 오르려 하고, 추월하고, 법을 어깁니다. 운전하는 사람이 속도를 내고 남보다 앞서려고 먼저 가려는 모양과 같습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나를 따르라” 하셨지 앞질러 가라고 하시지 않았습니다. 우리 수도원은 들어온 서열대로 줄 서서 성당에 입장하고 식당 자리도 서열이 있습니다. 서열이 질서를 유지하지만 그래도 서로 양보하는 형제적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양보의 정신은 어디서 나올까?

어떤 욕심이 있는 사람은 절대로 양보심이 없습니다. 이기심에 빠진 사람은 자기보다 더 높이 오르는 사람을 끌어내려 오르려고 합니다.

허영심이 강한 사람은 자기만족을 위해 남보다 잘나 보이려고 남보다 더 고급스럽게 살려고 합니다.

자만심은 너보다 내가 더 잘났고, 가진 것이 많고, 배운 것도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경거망동한 행위를 하는 사람, 앞뒤를 분간 못하는 사람도 윗자리를 밀치고 자리를 차지하려고 합니다.

주님은 너희는 잔칫집에 초대되면 윗자리를 탐하지 말고 끝자리로 가라고 하시며 꼴찌가 되려는 사람은 높은 자리를 차지하게 되리라고 하십니다.

세상에 영원히 차지할 자기 자리는 없습니다. 우리나라 제일 높은 자리에 있던 대통령 중 교도소에 간 사람 4명, 살해당한 사람 한 사람, 자살한 사람 한 사람이며 초대 대통령도 자리에서 쫓겨나 외롭게 죽었습니다.

하늘나라는 아무런 서열이 없습니다. 세상에서 생각하는 하늘나라가 아니라 세상에서 한 번도 생각할 수 없는 나라입니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주님과 함께 사는 자리에서 만족하고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