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 분의 사명은 무엇인가? <마태 2, 1-12>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분은 하느님으로 세상을 다스리고, 보호하고, 영원한 세상으로 우리를 이끌어 가시기 위해 갖은 고난을 겪으시고, 십자가에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분입니다.

이 사실을 알고 믿는 사람들과 믿지 못하는 사람으로 분리되지만, 지금 우리 안에서 오신 사명을 다하며 살아계십니다. 계속 믿는 이를 통해 알려지고, 인식되고, 그 구원의 영향 속에 살고 있습니다.

주님의 실질적 공현은 주님이 30이 되셔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을 때부터이고 빛이 나타나는 시작은 물이 술이 되는 가나안 잔칫집부터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부활로 증명되고 실질적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오늘 공현 축일 이 모든 것을 통해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는 축일입니다.

동방 박사들의 예물 의미는 독서기도 찬미가에 이렇게 표현합니다. 황금은 주님이 왕이란 뜻이고, 유황은 하느님이란 뜻이라 하고, 몰약은 주임의 장례를 뜻한다고 하지만 제 생각에는 조금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황금은 주님은 왕 중의 왕이시고, 유향은 대사제이시고 몰약은 대 예언자이며 십자가에 돌아가셨지만 부활하신 주님을 뜻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주님은 탄생의 신비가 지난 다음 만들어진 말이지만 사실은 30세까지 드러나지 않고 숨겨져 있었습니다.

제가 인천에서 태어날 때 저를 알아본 사람은 없었고, 성장하면서 시장터에서 얼음 통을 매고 장사하는 어린 소년, 세관의 급사, 부산의 부두 노동자, 자동차 조수, 그러다가 왜관에 사제가 되려고 왔지만 사제품을 받을 때 사람들이 “제가 누구냐?” 하고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사제가 되고야 나의 사명이 무엇인지 알고 70이 될 때까지 이름 알려지면서 50여 군데 수녀원 피정 지도, 80여 군데 본당 피정 지도, 농민회 창설 등을 하다가 70이 되어서 일선 사목을 떠나 수녀원 지도, 피정 집 원장, 구미 근로자 센터장, 본원장 거쳐 지금은 내 골방, 안내실 골방에서 기도와 상담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묵상 글을 쓰면서 하느님께서 보낸 사명을 완수하고 있습니다.

주님은 왕으로 오셨지만 “나는 섬김을 받으러 오지 않고 섬기러 왔다.”고 하셨으며, 사제이지만 어린 양처럼 대속물로 봉헌하여 우리에게 내주시러 오셨습니다. 대 예언자이시며 말씀의 완전성과 변함없이 영원한 삶을 보여주시고 증명하셨습니다. 오늘 주님의 공현은 이미 시편 71 왕으로 오신 분, 시편 95 주님의 성전에서 사시는 사제의 모습, 시편 96 천사들의 옹위 속에 온 누리에 영원히 살아계신 주님을 예고하신 내용이 예언되어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저는 주님의 오심과 그 막중한 사명을 찬미하고 오늘 축일을 감동과 찬송으로 지내겠습니다.